"전통과 현재를 잇는다"…말박물관 박은주 작가 초대전 ‘내 안의 너’ 개막
경제·산업
입력 2024-10-24 14:43:45
수정 2024-10-24 14:43:45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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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수빈 인턴기자] 한국마사회는 오는 25일 말박물관 다섯 번째 초대전, 박은주 작가의 ‘내 안의 너‘가 개최된다고 24일 밝혔다. 2022년 전국민화공모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가의 전시회답게 전시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길상의 의미가 듬뿍 담긴 전통 민화에 작가의 감성을 불어 넣은 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예부터 민화는 전문 화가를 비롯해 누구나 그릴 수 있는 실용적인 목적의 그림으로 장수, 부귀, 출세, 화목, 다산 등 좋은 기운을 불러온다고 믿었던 상징적 도상들을 소재로 한다. 박은주 작가의 작품은 일반 민화에 비해 정제된 필선과 화려한 채색으로 궁중회화의 느낌을 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 최초로 선보이는 ’지혜의 숲으로‘는 18~19세기 우리나라에서 유행하였던 책가도를 분해한 뒤 아름답게 장식된 말과 초록의 식물을 더해 새롭게 구성한 가로 444㎝의 대형 작품이다.
책가도란 서책을 중심으로 서가에 진열된 각종 문방구와 골동품, 화훼, 기물 등을 그린 것인데 책을 사랑한 정조 때 등장해 궁중회화로 유행하다가 조선 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자녀를 둔 민간으로 확산됐다고 전해지는 화목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진열장에 수집해 전시하는 것처럼 길상의 물건을 한 그림에 진열하듯 그려 넣어 감상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작가는 이런 책가도의 기능을 염두에 두고 호렵도에서 채취한 말의 도상에 전통적인 길상의 소재들을 하나씩 입혔나갔다. 화면 오른쪽에서 출발해 왼쪽 끝 사랑의 문을 향해 달려가는 80여 마리의 말은 모란, 연화, 매화, 백호, 봉황, 나비, 영지, 소나무, 천도, 구름, 해, 산 등의 문양과 길상 문자로 장식된 마의를 둘렀다. 거기에 태극기를 비롯해 조각보, 단청 등의 전통 문양, 스웨덴의 목마인 달라호스 등 다양한 디자인 패턴을 더했다. 비단의 광택이나 문양을 수놓은 바느질 땀을 표현한 것도 보인다.
‘지혜의 숲’은 끊임없이 배우고 나아가고 싶은, 작가의 유토피아이다. 그 여정에 많은 지식과 행복과 행운이 따르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을 읽을 수 있다. 과거 책가도가 길상의 물건들이 차곡차곡 쌓여 정적인 분위기라면 작가의 작품 속에서 다채로운 길상의 문양을 두르고 내달리는 말들은 힘차고 역동적이다. 지식이란 것을 안으로 쌓아두기보다 밖으로 펼쳐야 다음 세상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인 것이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전통과 현재를 잇는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는 작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많은 시민들이 아름다운 가을날, 박은주 작가의 초대전에서 21세기 민화의 정수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sb413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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