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내수침체 버티는 자영업자들…소득 대비 부채 2년 만에↑

경제·산업 입력 2025-04-27 10:21:36 수정 2025-04-27 10:21:36 이혜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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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국내 자영업자들이 평균적으로 소득의 3배가 넘는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의 깊은 골을 방증하듯 자영업자들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2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LTI는 344.5%로 집계됐다.

자영업자가 연 소득의 3.4배에 달하는 규모의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로, 이는 같은 시점 비(非) 자영업자의 LTI(220.0%)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자영업자의 LTI는 지난 2022년 4분기 말 350.0%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3분기 말 344.4%까지 7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 비율이 지난해 4분기에 2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그 무렵 자영업자 소득보다 대출이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대출 잔액은 1천64조2000억원, 차주 수는 311만5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를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고소득(상위 30%)·중소득(30~70%) 자영업자와 달리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만 빚이 유독 불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고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737조원에서 4분기 말 736조8000억원으로, 중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94조3000억원에서 192조200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반면,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 133조1000억원에서 135조3000억원으로 홀로 늘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취약 자영업자들이 경기 불황을 대출에 의존해 힘겹게 버티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고 차 의원은 분석했다.

아울러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641조9000억원에서 4분기 말 640조7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대부업을 포함한 비은행권 대출 잔액은 422조5000억원에서 423조6000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자 부담이 높은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확대된 만큼 부채의 질 자체도 악화한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내수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0.2%p에 그쳤고, 올해 1분기 들어서는 -0.6%p로 더 나빠진 상황이다.

차 의원은 "추가경정예산안에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예산이 포함됐지만, 시점이 늦었고 규모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불법 계엄으로 자영업자 피해가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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