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으로 위암 조기 발견… 위내시경 어려운 사람에게 대안될까
건강·생활
입력 2025-05-28 10:47:29
수정 2025-05-28 10:48:39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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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혈액으로 간단하게 위암을 찾아내는 날이 머지 않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팀은 혈액검사를 통해 위암의 전 단계인 위선종과 조기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40세 이상 성인은 2년마다 위내시경을 지원하는 국가암검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40세 미만 젊은 위암 환자가 점점 늘고,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신체적 부담으로 정기 위내시경을 받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아지며 위암 조기 발견에 빈틈이 노출되고 있다.
젊은층으로 검사 범위를 일률적으로 넓히기에는 절대적 발병률이 낮아 비용 대비 실익이 미미하고, 75세 이상부터는 건강상태에 따라 위내시경을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기 때문에 단순히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 시행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없다. 검사가 필요한 위암 고위험군만 가려내는 선별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김나영 교수팀은 이 실마리를 혈액검사 기반의 ‘혈청 펩시노겐 키트(가스트로패널)’에서 찾고자 했다. 위암은 대개 오랜 기간 위 점막이 서서히 손상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가 ‘위축성 위염’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축성 위염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혈청 펩시노겐 수치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를 동시에 검사하는 혈청 펩시노겐 키트를 활용해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 및 혈액검사를 받은 2200여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펩시노겐Ⅰ에서 펩시노겐Ⅱ을 나눈 수치(펩시노겐Ⅰ/Ⅱ 비율)가 5.3 이하로 낮아진 경우 위암 전단계인 위선종과 위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펩시노겐Ⅰ/Ⅱ 비율이 5.3 이하인 환자 중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음성으로 나타난 경우 위선종 발병 위험은 일반인 대비 3.36배, 위암은 2.25배 높게 나타나 중요한 경고 신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주목할 점은 헬리코박터균의 음성을 긍정적인 요인이 아니라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크게 진행된 위험한 상태로 해석한 것인데, 이는 헬리코박터균이 초기에는 위 점막의 손상을 유발하다가 심하게 진행되면 스스로 생존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이 되며 사멸하는 현상에 착안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위암 조기선별의 새로운 도구로서 혈청 펩시노겐 검사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의 병합 해석이 가지는 가능성을 실증한 결과로서 의미가 깊다. 김 교수팀은 최근 다른 연구에서 펩시노겐 II와 헬리코박터 감염력의 조합으로 젊은 여성의 미만형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연구들을 종합한다면 혈액검사를 활용해 국가검진제도의 빈틈을 보완하고 개인 맞춤형 검진 전략을 설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나영 교수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아직 국가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젊은층의 경우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기 쉽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들 사각지대 환자에게 혈액검사 기반의 선별 전략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임상적 근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Gut and Liver’ 온라인에 게재됐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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