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환자 '과학적' 회복 돕는다… 서울대병원, 국내 첫 'ERAS Qualified Center' 지정
건강·생활
입력 2025-05-28 11:39:16
수정 2025-05-28 11:39:16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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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서울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국제 학회인 ERAS Society로부터 ‘ERAS Qualified Center’로 공식 지정됐다.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수술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글로벌 표준 프로그램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를 실제 임상에 성공적으로 적용해 수술 환자의 회복을 개선하고 재원일수를 줄이는성과를 입증했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처음, 아시아에서는 여섯 번째로 ERAS 인증을 획득하게 됐다.
ERAS는 전통적으로 수술 전후에 시행되던 장시간 금식, 침상 안정, 마약성 진통제 위주의 통증 관리 대신, 최신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수술 전후 준비, 통증 관리, 영양, 조기 운동 등을 통해 수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고령 환자나 복합 질환을 지닌 환자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ERAS의 도입이 제한적이고, 표준화된 다학제 협력 체계와 지속적인 품질 관리 시스템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울대병원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년 반에 걸쳐 스웨덴 Encare사의 ERAS 공식 수행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외과, 마취통증의학과, 간호과, 급식영양과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한국 환자 환경에 최적화된 회복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실제 임상에 적용했다.
특히 대장암 수술을 중심으로 ▲수술 전 탄수화물 음료 복용을 포함한 금식 최소화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줄이는 다중진통법 ▲조기 보행 ▲카테터 조기 제거 등 ERAS의 핵심 전략을 일관되게 적용한 결과, 수술 후 회복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재원일수를 유의미하게 단축시켰다.
이와 함께 ERAS 프로토콜 이행률, 환자 회복 지표, 재원일수 등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냈다. 실제 수행 프로그램 이수 기간 동안 수술 후 재원일수는 평균 5일에서 3일로 단축됐으며, ERAS 도입 전 심각한 합병증 발생률(2.6%), 중환자실 입원율(2.6%), 재수술율(2.6%), 퇴원 후 재입원율(5.3%)은 도입 후 각각 0%, 0%, 0%, 1.6%로 크게 감소했다.
서울대병원은 대장암 수술 외에도 다양한 외과 수술에 ERAS 프로그램을 적용하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며, 향후 ERAS Center of Excellence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외 의료기관과의 협력 및 교육을 통해 ERAS의 확산과 수술기 관리 품질 향상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정승용 교수(대장항문외과)는 “이번 ERAS Qualified Center 지정은 단지 국제 인증을 넘어서, 국내 수술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을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다른 외과 영역으로도 ERAS 적용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프로그램 실행을 주도한 이호진 교수(마취통증의학과)는 “이번 성과는 수술 환자 관리에 참여하는 다양한 부서가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며 “이러한 다학제적 협력을 바탕으로 서울대병원은 근거 기반의 수술 전후 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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