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 아기 생체 간이식 생중계…중국 간이식 전문가 2만 명 시청했다
건강·생활
입력 2025-06-04 14:31:53
수정 2025-06-04 14:31:53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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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中 명문 칭화대 초청받아 생체 간이식 집도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중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칭화대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생체 간이식을 집도했다. 이번 수술은 한·중 간이식 학술회의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는데, 중국 유수 병원의 간이식 전문가 2만 명이 동시 시청하면서 한국 생체 간이식의 높은 수준을 중국 전역에 알린 기회가 됐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2025년 4월까지 누적 생체 간이식 건수만 7502례에 달하며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하면 9000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간이식으로 새 생명을 선사해 왔다. 이는 단일 의료기관으로 세계 최다 기록이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 문덕복 · 정동환 · 윤영인 교수)은 지난달 11일 칭화대 부속 창궁병원에서 담도폐쇄증을 앓고 있는 생후 6개월의 중국 남아(리웨이·가명)에게 아버지의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리웨이는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며 수술 후 16일째인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리웨이는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출생 직후 카사이 수술(막힌 담관을 제거하고 장 일부를 떼어내 간과 소장을 연결함으로써 담즙을 소장으로 보내는 치료법)을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황달 증상이 더 심해지는 등 몸 상태는 나빠져 갔다.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간이식이 뇌사자 간이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니 생체 간이식 경험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중국 칭화대로부터 리웨이의 생체 간이식 수술을 집도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난달 9일 북경 공항 도착 후 곧바로 창궁병원을 방문했다.
리웨이의 상태를 진단한 결과, 영양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으며 최근 일주일 사이에 없었던 복수가 빠르게 차올라 있었다. 음낭에도 복수가 새어나오며 음낭수종이 생기는 등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문제는 리웨이의 저체중과 불량한 영양상태였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소아 생체 간이식을 시행할 때는 환아의 체중을 8kg까지 키운 후에 진행한다. 그 이유는 이식되는 부모의 간 크기가 환아의 복강 내 공간보다 너무 클 경우, 이식 후 배를 무리하게 닫게 돼 이식된 간이 복벽에 눌려 간이 괴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웨이는 복수를 포함해 체중이 6kg 정도로 작았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리웨이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더 이상 간이식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환아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창궁병원 의료진과 긴밀한 논의와 준비를 마친 끝에 11일 오전 세미나 직후 9시경부터 수술에 들어갔다.
간 기증자인 리웨이 아버지의 간 좌외측구역을 절제하는 수술은 간이식·간담도외과 정동환, 윤영인 교수가 10cm 최소 절개술을 이용해 안전하게 시행했다. 이어서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와 문덕복 교수가 리웨이에게 아버지의 간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9시간 가까이 진행된 수술은 창궁병원에서 열린 한·중 간이식 국제학술회의에서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됐고, 중국 전역에서 간이식 전문가 2만여 명이 동시에 시청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리웨이는 수술 3일째부터 입으로 우유를 빨아 먹는 등 빠른 회복을 보이며 지난달 2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중국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칭화대의 요청으로 생명이 위급한 현지 아이에게 생체 간이식으로 새 삶을 선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번 수술 모습이 중국 간이식 전문가들에게도 생중계되면서 한국 생체 간이식의 높은 수준을 중국 전역에 다시 한번 알리게 된 점도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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