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리테일이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해 10대 소비자층을 겨냥한 뷰티 브랜드 '리틀리 위찌(Littley WHIZZY)’를 선보였다. 립제품과 아이섀도우 등 7종으로 구성된 해당 제품은 전국 GS25 매장에서만 판매된다. 출시 이후 협업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기존 자체 브랜드 상품(PB) 영역을 넘어 제품 기획과 제조에 참여하는 등 경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제품군을 다각화하는 한편 가성비를 높여 최근 소비를 주도하는 MZ들이 선호하는 고유의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 유통업체, 상품 기획력 확대…판매자에서 브랜드 기획자로
GS 리테일은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해 10대 소비자층을 겨냥해 뷰티 브랜드 리틀리 위찌를 출시했다. [사진=리틀리위찌]
최근 유통업체들은 판매 채널 확보뿐 아니라 소비자 접점에서 얻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기획까지 진행하고 있다. 유통사가 소비자 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브랜드를 자체 기획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일부 유통업체는 타 기업과 협업해 생산, 포장, 마케팅까지 공동으로 운영하며 기존 제조사 중심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유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유통업체는 자사 매장 내 우선 배치를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기획부터 유통까지 일원화된 구조를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전통 브랜드의 대응…기존 방식에서 유통 다변화로
전통 제조 브랜드들은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연구 기반을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해왔다. 대부분 자체 제조시설과 R&D 조직을 운영하며,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품질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온 방식이다. 그러나 유통업체가 기획부터 유통까지 일원화된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전통 제조 브랜드들은 영업이익 실적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실적 [사진=아모레퍼시픽 감사보고서]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2019년 약 626억 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7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어 2022년에는 32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023년에는 다시 103억 원으로 줄었다.
‘유통업체의 브랜드화’라는 현상에 맞서 전통 브랜드들도 대응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자사몰 운영 강화, 멀티브랜드숍 입점, 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 채널 활용 등의 전략을 통해 유통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가격대를 낮춘 제품군을 별도로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 소비자 선택 기준 변화…브랜드 개념 재편되나
다이소 자체 브랜드 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다. [사진=스레드]
유통업체 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가 일부 온라인 리뷰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접근성 면에서 편의점, 대형마트, 생활용품점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점도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 인텔리전스 기업 '닐슨아이큐'가 최근 발간한 ‘2025 PB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유통업체 중심 브랜드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의 브랜드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닐슨아이큐는 지난 1년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한 시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77%는 PB를 일반 브랜드의 대체재로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했으며,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다’는 이유로 구매한다는 응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박춘남 NIQ의 리테일 부문 전무는 “PB는 꾸준한 품질 강화와 차별화된 상품 기획력을 통해 이미 소비자의 우선 선택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제는 쓰는 화장품의 브랜드를 물었을 때, 브랜드가 아닌 유통업체의 이름이 언급된다. 유통업체의 브랜드 직접 기획이 지속적으로 확장된다면, 기존 브랜드와의 시장 경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품의 품질, 가격, 구매 편의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브랜드의 주체와 소비 기준 역시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dlcodn1226@sedaily.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