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에 매물로 나온 파파이스…K치킨 시장서 밀려났나

경제·산업 입력 2025-12-20 08:00:03 수정 2025-12-20 08:00:03 김민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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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교역 인수 후 확장 전략 무산되며 다시 매각장으로
국내 시장 변화 및경쟁 압력 속 브랜드 경쟁력 약화돼
한국·글로벌 모두 성장 둔화하며 체질 개선 요구 높아져

2022년 12월 20일 파파이스 구로디지털점 오픈 당일 모습 [사진=파파이스]

[서울경제TV=김민영 인턴기자]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 파파이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500억여 원에 매물로 나왔다.
1972년 미국에서 시작해 1994년 한국에 진출한 파파이스는, 2021년 신라교역이 재도약을 시도하며 새 운영 체제를 구축했음에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결국 다시 존재감을 잃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운영사 변경과 매장 축소, 시장 경쟁 심화, 코로나19 이후의 수익성 악화,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의 성장 둔화까지 겹치면서 브랜드의 체력이 빠르게 약해졌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 ‘치킨 강자’ 파파이스, 한국에서 왜 무너졌나
파파이스는 2020년 말 기존 운영사였던 TS푸드시스템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뒤, 사업권이 한동안 매물로 나왔다가 다른 기업에 넘어갔다. 2021년 말 글로벌 본사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과 신라교역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라교역이 국내 사업권을 인수해 운영을 이어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파파이스는 한때 200개가 넘던 매장이 시간이 흐르며 급격히 줄어들어 2019년에는 약 10개만 남았고, 그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전해졌다.

신라교역 관계자는 “신라교역은 2021년부터 파파이스 국내 운영을 위해 자회사 넌럭셔리어스컴퍼니를 설립하고 서울 강남역을 비롯해 매장을 확대했으나, 예상보다 성장세가 더뎠다”고 설명했다.

파파이스 로고 [사진=파파이스]

◇ 치열해진 치킨 시장 속에서 뒤처진 경쟁력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치킨·패스트푸드 시장의 경쟁이 급격히 심화되는 과정에서 파파이스가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주요 브랜드들이 신제품 개발과 배달 플랫폼 확대, 브랜드 리뉴얼에 속도를 내는 동안, 파파이스는 메뉴 혁신과 마케팅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소비자 노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한다. 

특히 치킨 시장의 중심축이 ‘신제품 경쟁’과 ‘SNS 기반 디지털 마케팅’으로 이동했음에도 파파이스는 기존 메뉴 의존도가 높았고, 젊은 층을 겨냥한 캠페인이나 협업 마케팅에서도 눈에 띄는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내세웠지만 파파이스는 브랜드 매력도를 유지할 만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치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전략적 제약이 컸다”고 밝혔다.

◇ 코로나19가 드러낸 취약한 수익 구조
파파이스의 부진은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드러난 매출 악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시 파파이스를 운영하던 TS푸드앤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은 2019년 대비 30.89% 줄어든 125억7837만 원으로 집계됐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9.76% 증가해 12억9427만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식 수요 급감이 매장 중심의 영업 구조를 가진 파파이스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배달·포장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한 경쟁 브랜드와 달리 파파이스는 기존 매장 운영 비중이 높아 대응 속도가 더뎠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가맹점과 직영점 모두 매출 감소 폭이 커지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밝혔다.

파파이스 강남점 [사진=파파이스]

◇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성장세 둔화 뚜렷해
업계에 따르면 파파이스의 부진은 한국 시장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파파이스의 모회사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파파이스의 전 세계 시스템 매출 증가율은 0.7%에 그쳤고 동일점포 매출은 –2.4%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에서도 같은 분기 파파이스 동일점포 매출은 –2.0%를 기록하며 2023년의 플러스 성장세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반면 RBI 전체 시스템 매출은 6%대, 해외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내 파파이스의 성장 정체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외식산업 분석가는 “경쟁 심화와 메뉴 트렌드 변화로 파파이스의 글로벌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파파이스가 다시 성장하기 위해선 글로벌·로컬 시장 모두에서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elissa688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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