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한금융이 1년여간 인수에 공을 들여온 옛 ING생명을 품에 안았습니다. 이 회사의 현재 사명은 오렌지라이프인데요.
그간 신한금융의 약점으로 꼽혔던 보험 계열사의 전력이 강화되면서 생명보험업계 판도 변화는 물론, 신한과 KB금융 간 1위 금융그룹 경쟁도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스튜디오에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 나와있습니다.
Q. 정기자, 지난해 신한금융이 KB금융에 1위 자리를 빼앗긴 후부터, 보험사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결국 성사가 됐군요?
[기자]
네, 신한금융는 오늘 오전 본사 건물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를 확정했습니다.
이사회 직후 주식매매계약도 곧장 체결했는데요.
거래 대상은 사모펀드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오렌지라이프 주식 4,850만주로 지분율로는 59.15%입니다.
거래가액은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00억원 수준인데요.
그간 얘기돼온 가격이 최대 3조원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신한금융 입장에서 괜찮은 거래를 한 셈입니다.
[앵커]
Q. KB금융이 신한을 앞지른 데는 증권과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운 게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신한금융도 이번 인수로 1위 재탈환이 가능할까요?
[기자]
네, 일단 덩치만 보면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만으로 1위를 재탈환합니다.
올 상반기 KB금융의 자산은 약 463조원, 신한은 약 453조원입니다. 여기에 오렌지라이프의 31조원이 보태지면 신한이 KB를 21조원 가량 앞섭니다.
또 그간 신한금융의 약점이던 보험이 강화되면서, 순익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인데요.
지난 상반기에 KB와 신한금융의 순익 격차는 1,000억원 수준이었는데, 보험계열사로만 따진 순익 격차가 1,300억원이었습니다.
보험계열사의 열세로 승패가 갈렸던 셈인데, 이런 약점이 이번 인수로 어느 정도 해소된 셈입니다.
[앵커]
Q. 그룹 간 경쟁도 관심거리지만, 생명보험업계가 이번 인수로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수 후 신한생명의 위상은 어느 정도가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신한생명은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총자산 30조7,000억원으로 중형사에 머물고 있는데요.
여기에 오렌지라이프의 31조원이 얹혀지면 총자산 약 64조원으로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과 비슷한 수준이 됩니다.
삼성과 한화, 교보, 농협 등 그간 굳어졌던 빅4 체계가 빅5로 개편되는 셈인데요.
특히 상반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수입보험료를 합치면 약 3조8,000억원으로 농협과 교보생명에 맞먹거나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앵커]
Q. 여기서 또 궁금한 것이, 그렇다면 인수 후 오렌지라이프는 신한생명으로 당장 합병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합병은 언제가 당연한 수순으로 이어질 텐데요. 하지만 당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각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ING생명이 브랜드 사용계약 만료로 사명을 오렌지라이프로 바꾼 게 이번 주 월요일이었습니다.
이름을 바꾼 지 이틀 밖에 안됐는데, 신한금융이 인수했다고 또 사명을 바꾸면 고객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고, 또 관련 비용을 고려해도 득 될 게 없기 때문입니다.
또 바로 합병을 하기에는 오렌지라이프 노조가 고용안정과 독립경영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앵커]
Q. 끝으로 궁금한 것이, 신한금융은 산하에 손해보험사가 없지 않습니까? 기존에 없던 손보사를 얻으면 효과가 더 클 수도 있을텐데 왜 생명보험인가요?
[기자]
네, 애초 신한금융이 손보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는데요.
문제는 손보사 중에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겁니다.
조용병 신한금융회장은 경쟁에만 매몰돼 실속 없는 인수합병을 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 왔는데요.
조 회장은 오늘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과 안정된 이익 구조를 가지고 있는 오렌지라이프를 성공적으로 인수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손해보험이든 생명보험이든 건전하고 안정된 회사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렌지라이프는 건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보험사인데요.
예를 들어 신한생명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이 170%대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이상을 지켜내고 있는 수준인데요.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400%를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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