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탐사]CEO가 그대로인데…과거 경영진과 다르다는 신라젠의 억지

문화·생활 입력 2020-02-20 17:30:38 수정 2020-02-20 17:30:38 전혁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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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상 CEO, 밸류 투자 유치 시작된 2013년부터 경영 참여
이용한 전 대표 “문은상 대표가 자금관리했다”
“당시 이사직 맡아 신라젠 자금 관리…밸류 투자 모를수 없어”
신라젠 “문 대표 자금관리 맞지만, 밸류 솎아내는 역할 한 것”

[사진=신라젠]

[서울경제TV=전혁수 기자]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신라젠 현 경영진이 투자사기를 저지른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이하 밸류)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호소문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문은상 현 CEO가 2013년부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해와 신라젠의 주장이 허위에 가깝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8일 문 대표 명의의 호소문에서 “VIK 투자금은 과거 경영진의 관계에 의해서 운영자금 투자를 받은 것”이라며 “현재 경영진과 VIK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고 주장했다. 신라젠은 특히 “당사는 연구개발 및 회사의 운영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와 연루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실세들과 가까웠던 밸류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표가 과거 경영진이자 현재 경영진인 인물이며 △밸류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문 대표가 이사로서 자금관리를 했다는 점에서 신라젠의 주장은 사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어 보인다. 이와관련, 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경제TV와의 통화에서 “당시 전체적인 자금 관리는 문은상 대표에게 일임했다”며 ‘2013년 밸류의 초기 투자금 30억원이 들어온 것을 모를 리 없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전 대표는 2013년 밸류 투자유치에 관여한 당사자로 투자 경위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이 전 대표는 2013년말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문 대표가 CEO로 취임해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문 대표는 밸류가 신라젠에 총 400억원의 투자를 한 2014년 당시 CEO였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경제TV가 입수한 밸류 홍보영상을 보면 신라젠 펙사벡 연구의 총책임자였던 황태호 박사가 “우리나라에서 꿈꾸지 못했던 글로벌 제약사를 만들 수 있는, 밸류가 하나의 초석이 됐다“며 ”밸류를 통해 큰 힘을 얻은 게 아닌가 생각하고, 항상 감사해 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난 2015년 4월 27일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펙사벡의 임상3상 승인에 대해 “신라젠의 기술과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벤처 투자 자본 간의 이상적 결합을 통해 거둔 성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라젠 관계자는 “문 대표가 자금을 관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밸류를 솎아내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신라젠이 최근 들어 밸류와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최근 검찰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지난 5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라젠 임원진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 등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에 검사 4명을 파견했다. 


이에 정치권 등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15년 1월 부산에 있는 신라젠 연구센터 개소식에서 축사를 한 점 등을 들어 검찰이 유시민 등을 정조준하는 수사를 개시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자 부담을 느낀 신라젠 경영진은 호소문을 통해 “정치권과 당사를 연관 짓는 일각의 주장도 터무니없는 내용”이라며 밸류와의 선긋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wjsgurt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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