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코로나19, 대기업 채용시계도 늦췄다

경제·산업 입력 2020-03-11 16:10:49 수정 2020-03-11 16:10:49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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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채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채용설명회조차 개최하기 어려워 대부분 대기업들이 상반기 채용계획을 한 달 이상 미룬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향후 코로나19 추세에 따라 추가 연기나 채용규모 축소 가능성도 있어 상반기 대기업 취업시장이 대폭 축소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경제산업부 정훈규기자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기자, 오늘 대기업들의 상반기 채용 계획에 대한 조사가 발표됐죠? 결과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300인 이상인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응답 기업 126곳 중 27.8%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아예 한 명도 뽑지 않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중 채용을 줄이는 기업은 19.0%이고, 한 명도 뽑지 않는다는 기업은 8.8%였습니다. 

또 32.5%의 기업이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는데요.

대기업 3곳 중 1곳이 아직까지 상반기 채용 진행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했단 얘깁니다. 

채용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가운데, 이공계 선호 현상은 더 두드러졌는데요.

올 상반기 신규채용에서 이공계 선발비중은 평균 61.5%를 보여 지난해 상반기(57.5%)보다 4.0%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앵커]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들 중에도 적어도 4곳 중 1곳은 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답한 셈인데요. 이렇게 위축된 원인은 역시 코로나19 때문일까요?


[기자]

네, 채용설명회 개최가 어려워지는 등 분명 코로나19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이번 설문조사에 그 영향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설문조사가 실시된 기간은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였는데요.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세 자릿수로 급증하기 시작했던 건 지난달 21일부터였습니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던 것도 설문조사가 끝난 후인 지난달 23일이었는데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기 시작한 시점을 전후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대기업 고용시장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보다 훨씬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설문 결과를 보면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게 된 이유로 경기 악화와 인력유출 감소 등을 주로 꼽았습니다.


[앵커]

실제로는 고용시장이 설문결과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긴데요. 보통 이맘때면 주요 그룹사들이 공채 접수를 시작하는 시기인데, 좀 조용한 거 같습니다. 주요 그룹사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삼성 같은 대기업 집단은 공채 한번에 채용하는 인원만 수 천명에 달하고, 전형에 참여하는 지원자 수가 만명 단위에 달하는데요.

엄청난 수의 지원자들이 한 장소에 모였다가 자칫 슈퍼 감염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채용일정 대부분이 연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삼성이 올해 상반기 공채일정 연기를 결정했는데요. 지난해에는 3월 11부터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의 채용 접수를 시작했으니까, 날짜로 보면 딱 오늘부터 공채에 돌입한 셈입니다. 올해는 다음 달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되는데요.

상반기 공채 일정이 미뤄지면서 서류 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하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도 예년보다 늦어진 5월쯤에 치뤄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해에는 4월 14일에 전국에서 진행됐는데, 통상 5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대규모 신입 공채를 폐지하고 부문별 상시 채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다만, 지난 달 말부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잠정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밖에 SK와 LG도 이달 말이나 다음 달로 채용일정을 늦춘 상황인데요. 일정을 미루더라도 일자리 창출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 올해 채용 규모 자체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오늘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돌입했는데요. 예년과 비교해도 한두 주 정도만 차이 날 뿐 상대적으로 크게 지연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오프라인 채용 활동 대신 온라인을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앵커]

당장 채용일정을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가 되는데요. 문제는 다음 달이라고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구직자들 취업도 해야 하고, 기업은 새로운 인재를 뽑아야 하는데, 대안은 없을까요? 


[기자]

네, 대안이란 것은 결국 다수가 모이는 상황에서 대면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하는데요.

면접장에 직접 가지 않고, 각자의 공간에서 노트북이나 PC를 활용한 화상 면접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중단했던 채용을 화상면접을 활용해 오늘부터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또 카카오는 상시채용 지원자 면접을 모두 화상면접으로 전환했고, CJ그룹도 다음 달 진행할 일부 직군 공채에서 화상면접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면접처럼 모든 전형 단계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인 대응책은 될 수 있지만 완벽한 대안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온라인 채용의 한계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직무적성검사를 당장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고요.

화상과 온라인 채용설명회로 어떻게든 채용 절차를 마무리 한다고 해도, 이후에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집단 교육 등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채용부터 이후 교육과정까지 계속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다 보면 기업의 인력 운영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건데요.

이런 상황 탓인지 대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도 감지되고 있는데요.

올해 채용시장에 어떤 변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하지는 지 묻는 설문조사에 대기업 62.7%가 경력직 채용 증가를 꼽았습니다.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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