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공약 쏟아내는 제약사…믿어도 될까

경제·산업 입력 2020-03-17 12:54:31 수정 2020-03-17 12:54:31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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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제TV=정훈규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 전반과 금융시장까지 타격하면서 치료제 개발 동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도 경제활동 위축을 해소하는 방법도 코로나19 치료제 뿐인 탓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접근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서정진 회장이 직접 나서 6개월 안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정진 회장은 이날 유튜브를 활용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부터 6개월 안에 임상을 통해서 인체에 투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임상 사이즈를 키워 1상부터 가능한 많은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이라는 단계를 활용해 국내 코로나19 퇴치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통상 임상 1상에서는 20명~50명, 2상은 100명~200명, 3상은 500~1,000명을 대상으로 하지만, 1상부터 규모를 대폭 키워 최대한 많은 환자들에게 투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상 규모를 키우는 것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비용과 실제 임상 진행 여부다. 식약처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안전성 자료를 충분히 낸다면 임상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며 “비용 문제 때문에 임상 규모를 축소 하려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비용 문제에 대해 서정진 회장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된 만큼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치료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결국 셀트리온이 6개월 뒤 식약처 승인을 얻을 수 있는 임상 신청에 나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일양약품은 최근 자사의 백혈병 신약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가장 뜨거운 기업이 됐다. 일양약품은 고려대 의과대 생물안전센터에서 이들 약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실험 결과 슈펙트 투여 시 대조군과 비교해 48시간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70% 감소한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슈펙트의 경우 시판 중인 신약이긴만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려면 다시 임상 절차를 밟아 적응증을 변경해야 한다. 모든 약에는 적응증이 있는데, 이 제품이 어떤 질병일 때 처방해야 한다는 허가 사항이다. 백혈병 치료제인 슈펙트를 백혈병 환자가 아닌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 환자에게 투약했을 때 효과와 부작용 여부를 임상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양약품이 임상 신청에 나섰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조만간 임상에 돌입한다고 해도, 언제쯤 코로나19 치료약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밖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곳은 어림잡아 20곳에 육박하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에 돌입한 곳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에서 인정한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3건도 글로벌제약사의 한국 임상시험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공약이 ‘주가 끌어올리기’일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성공확률은 굉장히 낮다”면서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소식에 주가가 요동치는 것을 보면 정보공개에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역량을 집중해 치료제를 개발하다 실패하더라도,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은 향후 유사감염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응 능력에 큰 차이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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