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제주항공 1,700억 유증 성공 가능성↑…불확실성 완화 긍정적”

증권·금융 입력 2020-05-22 15:39:37 수정 2020-05-22 15:39:37 배요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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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제주항공이 전날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고 단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이번 자금 조달은 이미 예견되었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단기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증권사들은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낮게는 1만4,000원에서 높게는 2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제주항공은 전일 장 종료 후, 주주배정 후 실권 일반공모 방식의 1,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예정 발행 가액은 주당 1만4,000원이며, 약 1,214만여주가 신주로 발행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1,000억원은 운영자금, 700억원은 채무상환에 쓸 예정이다.


◇유증 발표 이튿날 주가 1.02%↓…단기 유동성 완화 ‘긍정적’ = 유상증자를 발표한 다음날 22일 제주항공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2%(200원) 하락한 1만9,400원에 마감했다. 예정 발행가액과 비교해서는 아직 38.5% 높은 수준으로 예상보다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는 평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침체로 시장에서 이미 예견되었던 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발표와 제주항공의 유상증자 발표, 그리고 여타 항공사들도 유상증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주주인 AK홀딩스(보유 지분 57%) 유상증자 참여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도(7.7%) 및 국민연금(5.7%)의 참여 여부가 변수”라면서도 “우리사주에 20%우선배정을 감안하면 대규모 실권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부 지원과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2020년 상반기를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은 확보했다”면서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추가적인 정부 지원을 받는다면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 리스크가 소폭 완화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유상증자로 유동성에 급한 불은 끄겠지만 코로나19 사태 안정 시점에 따라 제주항공의 실적이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로 인해 사상 최악의 업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종식 시점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마저 어려운 상황”이라며 “펀더멘털 관점에서 여전히 항공섹터 바닥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조언했다.


◇지연되는 이스타항공 인수 ‘안갯속’ =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자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이스타항공 인수를 무기한으로 연기했다. 


제주항공은 작년말 이스타항공과 구주 및 신주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하고, 지난 3월 2일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양사는 지난달 28일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취득 예정일을 무기한으로 변경했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4월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제주항공에 투자하기로 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납입일을 6월로 연기했다.


더불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이스타홀딩스)에게 임금체불 해소 명목으로 200억원 상당의 사재 출연을 추가하는 주식매매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 가능성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로 인해 사상 최악의 업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종식 시점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마저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제주항공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도 쉽게 용인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고 판단됨에 따라 딜 클로징(Deal closing) 지연이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사태의 회복 시점이 미뤄진다면, 이스타항공 인수를 진행하는 제주항공의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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