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최중경 “후임 회장, 상생 이뤄낼 수 있어야”
[앵커]
지난 2016년부터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이끌어 온 최중경 회장이 오는 17일 퇴임합니다. 최중경 회장은 한 차례 연임을 통해 4년간 한공회를 이끌어왔는데요. 이 기간 동안 회계개혁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퇴임을 앞둔 최중경 회장을 서울경제TV가 만나고 왔는데요. 지금부터 최중경 회장의 퇴임 인터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지난 4년간의 임기를 끝마치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성과를 물었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아무래도 외부감사 제도를 개혁해서 기업 회계의 투명성을 높인 게 가장 (기억에) 많이 남고요. 또 비영리 부문의 회계 투명성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감사공영제’ 도입을 추진했었는데, 자산 100억원 이상 공익법인들이 이제 주기적 지정제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작년에 법이 개정돼서. 그래서 그 두 가지가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최중경 회장은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회계 개혁 성과를 역시나 꼽았는데요. 최중경 회장이 언급한 내용 중 비영리 부문의 회계투명성 문제는 최근 정의기억연대 회계 논란과 관련해 주목받은 이슈이기도 하죠. 해당 제도가 보완돼야 할 부분은 없는지도 짚어 봤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외국의 경우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부금을 받으면 외부에서 들여다보게 돼 있습니다. (일정 규모의 기준은) 영국의 경우 25만 파운드, 한화로 약 3억원 가까이 되는 돈으로 알고 있습니다. 25만 파운드를 넘는 기부금 수입이 있으면 chartered accountant, 우리 말로 하면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도 자선단체 중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부금 수입이 있으면 외부에서 감시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4년의 임기 동안 아쉬웠던 점도 있었을 텐데요. 이 부분에 대해 묻자, 최중경 회장은 ‘회장 선거제도’를 꼽았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제도를 바꿔야 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직접선거’거든요. 2만 2,000명 회원 전체가 투표하는. 조금 있으면 (회원 수) 3만 명 시대가 올 텐데, 직접선거를 계속 하는 것이 맞는지 검토해봐야 할 것 같고요. 우리나라만 회장을 직접 선거하지 다른 나라는 다 이사회에서 추천하든지, 간접선거를 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이사는 그룹별로 선출을 하고, 선출된 이사들이 모여서 회장추천위원회를 만들고 회장추천위에서 선출된 이사 중에 한 분을 회장으로 모시는, 그런 식으로 가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최 회장은 또한 회장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선거 방식뿐만 아니라, 회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답변도 언급했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한공회) 회장이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정치적으로 편향성이 있으면 반은 적이 되니까, 그렇게 되면 일을 추진하는데 여러 가지 장애가 있지 않습니까. (회장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쿨링 오프 피리어드(cooling off period)를 (회장 임기) 전후에 둬야 된다. 선출직에서 있었으면 일정 기간 동안은 회장 출마를 못하게 하고, 일단 회장이 됐으면 회장 끝나고 일정 기간 동안 선출직 공무원을 나가지 못하게 하는…쿨링 오프 피리어드를 회장 임기 전후에 두는 것을 다음 번 선거 제도 개편에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앵커]
올 초, 최중경 회장은 본인의 임기 중 남은 과제로 ‘CFO 아웃소싱’을 꼽았는데요. 현재까지 해당 제도의 진행 상황과 해당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후임자가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CFO 아웃소싱은) 일종의 파트타임, 파트타임 CFO를 쓰는 겁니다. 매일 근무하는 건 아니고, 일주일에 며칠만 와서 근무를 하는데…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자금 흐름 관리가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신입사원의 연봉으로 노련한 CFO를 쓴다’…(CFO 아웃소싱 도입을 위해) 책
“(Q. ‘CFO 아웃소싱’ 활성화를 위해 신임 회장이 할 일은?) 홍보를 널리 해야죠. 홍보를 널리 하고, 실제 수요가 있는 분들을 찾아가 설득을 해야 되고, 벤처에서 막 중소기업으로 커지는 단계에 있는, 자금 흐름 관리가 필요한 곳이 많거든요. 많은데 사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주저주저하는데, 신입사원 한 명 쓸 연봉으로 한다고 하면 환영할 기업들이 많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홍보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세미나도 열고 또 해당 관련 단체들 있지 않습니까. 벤처협회도 있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소기업중앙회도 있고 그러니까, 그런 곳들을 찾아다니면서…”
[앵커]
최중경 회장의 임기는 오는 17일 정기총회에서 후임 회장이 선출됨과 동시에 마무리되는데요. 지난 3일 공개된 회장 후보자들의 정견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봤습니다. 특히 입후보자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빅4 회계법인과 중소 회계법인과의 상생’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사실 ‘상생’에 대해서 말은 쉬운데 실천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상생이라는 게 결국 있는 자하고 없는 자가 같이 살자는 건데, 그렇다면 있는 자의 주머니를 열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소위 ‘빅4(삼일·안진·삼정·한영)’, 회계사 업계에서는 가장 잘 사는 데가 ‘빅4’가 아니겠습니까. 그 빅4의 주머니를 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될 것 같아요. 그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있는 사람들이 풀어야지 상생이 될 것 아닙니까. ‘누가 과연 빅4의 주머니를 열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나’,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나’ (회장 후보자들) 스스로 자문을 해보면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4년간 한공회를 이끌어 온 전임자로서, 최중경 회장은 차기 회장으로 어떤 인물을 바라고 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한 답도 들어 봤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업계 사정을 소상히 알고 상생을 실천할 수 있는 그런 분이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계)개혁은 이미 법을 고쳐서 이뤄졌기 때문에 그것을 정착하는 과정에서 경제도 어렵고 그러니까 이런저런 얘기가 나올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때 언론하고 정확하게 소통하는 능력이 있는 분, 기존에 언론하고 좀 네트워크도 잘 돼 있고 그런 분이 회장을 하면 제일 적당하지 않나…”
[앵커]
퇴임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 질문으로는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 경제통인 최중경 회장에게 향후 경기 전망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을 물었습니다.
[싱크]최중경/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Q. 하반기 경기 전망은?) 나쁠 수밖에 없죠. 경제활동을 제대로 못하는 게 계속되기 때문에 좋아질 수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기 전에는. 그러니까 빨리 코로나 사태를 극복해야 되고, 마침 문재인 대통령께서 G7 회의에 초대됐지 않습니까. 거기 문 대통령이 가셔서 ‘이제 코로나하고 함께 살자’고 얘기를 해야 합니다. ‘이제는 코로나하고 함께 살 수밖에 없지 않느냐’, ‘정상적으로 돌아가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이렇게 (문 대통령이) 먼저 말하셔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굉장히 높지 않습니까…”
“(Q.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국민들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지출도 필요하고, 그렇지만 재정 건전성을 생각해야 되고, 산업기반을 유지하는데 최대한 신경을 써야 된다. 이 위기가 지나간 다음에 산업기반이 없어지면 어렵지 않습니까. 산업 기반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재정 건정성에 대해 생각하고, 정책의 방향도 소비 진작도 중요하지만 주요 산업 기반(반도체·철강·석유화학·조선 등)을 지키는 쪽으로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는 17일 한공회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역사 소비자’의 입장에서 역사 책을 저술하고 싶다고 밝힌 최중경 회장을 만나 퇴임 소회, 그리고 경기전망까지 들어봤습니다. /이소연기자 wown93@sedaily.com
[영상취재 김서진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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