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마누, 2년 만에 거래재개…주주 254명, 거래소 상대 소송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사상 처음으로 상장폐지 결정이 번복된 코스닥 상장사 감마누의 거래가 재개됐다.   

18일 감마누는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의 기준가 결정에 따라 정리매매 이전 가격인 주당 6,170원에 거래를 재개했다. 감마누의 거래재개는 지난 13일 대법원이 내린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 소송 판결에 따라 이뤄졌다. 이날 대법원은 한국거래소가 제기한 감마누의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은 법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따라 감마누의 상장폐지 무효 소송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이 확정됐고, 사상 처음으로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이 번복됐다.  

◇2년에 걸친 상폐 번복 싸움…감마누 ‘판정승’ = 감마누의 상장폐지가 번복되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약 2년이다. 발단은 지난 2018년 3월 감마누가 2017회계연도에서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은 것이다. 의견거절 보고서 이후 감마누는 한 차례 이의신청을 통해 상장폐지 결정을 연기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까지 감사의견 ‘적정’을 받지 못하면서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상장폐지가 확정된 이후 진행된 정리매매 기간 동안 6,170원이었던 감마누의 주가는 408원까지 급락했다.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는 5거래일(9월28일~10월4일) 만에 중단됐다. 상장폐지 결정 직후(2018년 9월 19일) 감마누가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상장폐지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10월 5일 인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법원 결정 확인 또는 본안판결의 확정 시까지 예정된 상장폐지절차를 보류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상장폐지절차가 중단된 후 2019년 1월, 감마누는 상장폐지 결정 번복을 위한 또 한 번의 단계를 밟았다. 2017회계연도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적정’으로 바꾼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재감사보고서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음에 따라 거래소가 내린 상장폐지 결정 사유를 해소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3일 대법원의 감마누 승소 판결이 내려지며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은 2년 만에 번복됐다. 

◇피해주주 245명, 거래소 상대 소송 나선다 = 감마누의 최종 승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14일 감마누의 정리매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주들은 거래소를 상대로 한 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소송을 준비하는 주주 대표 양장민 씨는 서울경제TV와의 전화에서 “정리매매 기간 동안 주식을 매도해 피해를 입은 주주들 및 정리매매 이전부터 현재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소송에 나설 것”이라며 “이달 내 거래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수의 법무법인과 접촉하며 법리적인 문제를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7일 한 법무법인으로부터 검토 의견서를 전달받고 245명의 주주들이 소송에 참여할 방침이다. 피해 주주들이 전달받은 의견서에 따르면, 해당 법무법인은 △한국거래소의 ‘추가 개선기간 부여’에 관한 재량권 △한국거래소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의 인용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법무법인 측은 “상장폐지 결정에서 거래소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함으로써 주식회사 감마누가 상장폐지됐다”며 “주식회사 감마누의 주주들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장폐지 이전 정리매매 기간 동안 매입가보다 현저히 저렴한 가격에 감마누의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거래소의 재량권 일탈·남용과 주주들이 입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며 “거래소는 주주들에 대해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일 거래가 재개된 감마누의 시초가는 6,100원이었다. 장중 한때 주가는 시초가 대비 29.02% 급등한 7,87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 폭이 줄어들며 거래 개개 첫 날 감마누는 시초가 대비 2.30% 상승한 6,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wown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