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언택트·재택근무 밀려 사라지는 오피스

경제·산업 입력 2020-10-14 19:53:53 수정 2020-10-14 19:53:53 문다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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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앵커]
앞서 보신 레포트대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무실을 없애고 축소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재택근무 도입에 따른 현황과 문제점, 전문가 의견까지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경제산업부 문다애 기자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근무제 변화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문 기자 안녕하세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기업 근무 문화도 많이 변화했다면서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바뀌었나요?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일하는 방식의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재택근무제 확산이 있는데요. 사실 지난 1997년 정부가 근로기준법에 유연근무제 도입 근거를 마련했음에도, 재택근무 활용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재택근무 활용 비율은 4.5%에 그쳤으나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재택근무를 권고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재택근무를 강제할 방법이 없는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유사한 수준의 재택근무를 권고했는데요. 이로 인해 고용노동부가 잡플래닛과 지난 8월 기업 인사 담당자 400명을 조사해보니 재택근무를 운영 중인 기업은 48.8%로, 절반 가량은 재택근무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 규모별 실시비율은 10∼29인 기업의 43.9%, 30∼99인 기업의 42.7%, 100~299인 기업의 54.0%, 300인 이상 기업의 51.5%가 실시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규모별 편차는 크지 않았고, 기업 유형별로도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업들은 재택근무제와 함께 거점 오피스 도입에도 나섰습니다. 회사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거주지 인근에 위치한 거점 오피스로 선택해 출근하는 방식인데요.


지난 7월 롯데쇼핑은 주1회 재택근무 시행에 이어 수도권 일대 5곳에 각 사업부 본사 직원 3000여 명이 이용 가능한 225석 규모의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습니다. 각 지점별로 일부 좌석에는 노트북을 비치해 이용 직원의 편의를 도모했고, 웹 기반에 좌석 예약시스템이 구비돼 언제 어디서나 5개 거점 오피스의 좌석 현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화시스템 ICT 부문도 지난달 주 근무지인 여의도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 거점 오피스를 총 5곳으로 확대했고, 롯데호텔도 거점 오피스 3곳의 업무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전사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던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를 10곳으로 확대하는 것에 이어 원격 근무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제도도 신설했는데요. 이를 통해 5000여 명의 모든 직원에게 정보기술(IT) 기기 구매 용도로 현금으로 환산시 40만원에 달하는 마일리지를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대표적으로 변화하는 게 재택근무제 도입인건데요. 재택근무제,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먼저 장점부터 근로자와 기업 입장별로 짚어주시죠.


[기자]
네 일단 재택근무제 도입에 따른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입니다. 8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재택근무제로 인해 업무효율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매우 그렇다’와 ‘그런 편이다’를 포함해 66.7%로 나타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3.3%에 불과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크게 줄일 수 있고요. 출·퇴근이 없어지며 절약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업무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회의나 보고 등이 줄면서 업무 효율이 향상될 수 있고 자기주도적 업무수행으로 직무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결혼, 임신, 육아 등 일과 생활 양립에 따른 경력단절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등 예측 불가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한 재택근무로 인해 불필요한 업무공간을 축소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부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근로자와 마찬자기로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체계가 줄며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 향상으로 전반적인 생산성이 증가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단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네 재택근무제에 따른 단점도 여러가지입니다. 먼저 기업 입장에서는 성과관리 및 평가 등 인사·노무 관리가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힙니다. 또한 재택근무제 등 비대면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프라 구축에 추가 비용 부담이 있고요. 모든 직무가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무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습니다. 더불어 재택근무제가 올해 들어 갑자기 도입된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도입 방법과 절차, 규정에 관한 정보가 부재해 이를 제도화하는데 기준도 미비한 상황입니다. 또한 비대면 근무 방식으로 인해 의사소통 문제와 기업정보 유출 우려도 있습니다.


근로자들은 재택근무 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경계가 모호한 점과 업무공간 미분리로 인한 효율저하, 상호작용 부재에 따른 소외감, 업무성과 도출에 대한 부담, 가사·육아 병행에 따른 피곤감 등을 우려 사항으로 꼽고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재택근무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현행법 등 미숙한 점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6일 재택근무 활성화를 위해 도입 절차부터 운영 규정, 법적 분쟁까지 총망라한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대대적인 재택근무제 도입이 처음인 만큼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지원들에 대한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재택근무제 전면도입인 경우 '청년내일채움공채' 혜택에서 제외되는데요. 고용노동부 측은 해당 정책의 취지와 재택근무제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도 향후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관련 전문가인 박경수 퓨처인사이트컨설팅 대표와 전화 연결해 재택근무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은 재택근무 효과를 극찬하면서 “이전과 같은 업무형태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시작된 재택근무 확산이 기업이 사무실을 매각하는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사무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화될 수 있을까요?


[박경수 대표]
과거 IBM이 재택근무를 추진하면서 사무공간을 매각한적이 있고 최근에도 해외 기업들이 사옥을 매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 개개인의 여건에 따라 재택근무가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화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일할 공간이 협소하거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꼭 사무실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면, 다른 형태의 근무 방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박경수 대표]
네 그렇습니다. 조직 구성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따라 사무실에 일할 필요가 없다면, 재택 혹은 원격 근무가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공유 오피스를 임대할 수도 있고, 아니면 기업에서 직접 거점 오피스를 만들어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회의가 필요하다면, 공유 오피스에서 만나서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화상회의를 할 수 도 있죠.


[앵커]
근무환경,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면 조직의 개념도 달라질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경수 대표]
재택원격 근무가 앞으로 더 확산된다면, 더 이상 조직은 강한 유대 관계에 기반해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직도 상의 조직 보다는 개인 업무 중심으로 조직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이슈에 따라 업무가 형성되는 프로젝트형 조직이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계가 사라지면서 업무와 성과 중심으로 조직이 전환되는 것이죠. 이에 따라 앞으로는 느슨한 연결 관계의 조직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애플의 팀 쿡은 재택근무를 극찬했지만 넷플릭스 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긍정적인 명이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재택근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셈인데요. 원격근무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에게 도전과제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경수 대표]
대략 2가지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정보 보안 이슈가 있고요. 회사를 벗어나 일을 하다보면 기업의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재택원격 근무 시 어떻게 정보보안 이슈를 해결할지에 대해 지금 고민 중입니다. 또 다른 과제는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와 직원들 간의 소통인데요. 혼자서 일을 하다 보면 소속감도 낮아지고 외로움도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죠. 또 다른 직원들과의 소통도 감소하면서 업무의 생산성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오늘 코로나로 인한 기업들의 근무 환경 변화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 기업들이 코로나 사태로 변화한 근무 방식을 지속 도입할 지 관심이 쏠립니다.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문다애 기자, 퓨처인사이트 박경수 대표와 얘기 나눴습니다. /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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