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글로벌 사업, 코로나에도 웃었다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한섬의 글로벌 사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패션시장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 까지 해외 홀세일(도매) 실적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올해 1월~4월까지 해외 홀세일(도매) 매출이 지난해 보다 60% 증가한 12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한섬의 작년 해외 홀세일 매출은 2019년과 비교해 78% 늘어난 198억원을 기록했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 업체뿐 아니라 신규 업체의 계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글로벌 사업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섬이 수출 판매 계약을 맺은 업체 수는 2019년(42개) 보다 44% 증가한 60개로 집계됐다. 한섬은 이같은 해외 홀세일 실적 호조에 대해 해외 바이어들과의 상담 및 계약 방식을 온라인(비대면)으로 발빠르게 전환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섬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해외 바이어들을 위한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했다. 과거 글로벌 패션위크 기간 해외 바이어들이 오프라인 쇼룸을 방문해 진행하던 일대일 대면 계약이 어렵게 되자, 비대면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특히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오더 키트(Kit)’를 자체 제작해 전세계 20여 개국 바이어에게 우편을 통해 사전 발송하기도 했다. 이 키트에는 신규 컬렉션의 소재나 콘셉트 등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물론, 신상품에 사용된 메인 소재를 마스크로 제작해 함께 보냈다.
여기에 글로벌 고객을 잡기 위해 선보인 ‘현지화 전략’도 해외 실적 증가에 한 몫을 했다. 한섬은 매 시즌 판매 데이터와 현지 바이어들의 의견을 수렴해 소위 잘 팔리는 ‘베스트셀링 아이템’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했는데, 이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실제로 시스템·시스템옴므의 경우 지난 2019년 첫 파리 패션위크 참가 이후 미니멀하고 시크한 디자인의 트렌치코트와 니트웨어, 팬츠 등 주요 제품의 리오더가 꾸준히 늘자, 한섬은 관련 상품군의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시스템·시스템옴므의 매 시즌 계약 물량이 30% 이상 늘어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한섬 또한 지난해 해외 고객들의 니즈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크레이티브 디렉터(GCD)’ 제도를 도입했으며, 올 1월에는 시스템·시스템옴므의 해외 컬렉션용 ‘글로벌 에디션’인 ‘시스템 스튜디오’도 선보이기도 했다.
한섬 관계자는 “해외 홀세일 실적이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금까지 구축해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세계에 K패션의 위상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da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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