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CBDC vs 암화화폐, 대세는…“늦으면 통화주권 위협”
[앵커]
미래의 디지털 화폐의 패권을 장악할 수단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인 CBDC냐, 암호화폐냐를 두고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일단 CBDC는 지불수단으로, 암호화폐는 투자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한국은행도 CBDC 모의실험에 들어갔는데 일각에서는 좀 늦은감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CBDC 정책은 어느 정도 수준이고 어디로 어떻게 가는게 맞는 것인지 전문가와 함께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앵커]
CBDC를 암호화폐와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지폐나 동전이 없는 세상이 되면 대체할 수단으로 CBDC가 유력하다고 봐야할까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권혁준 교수]
비교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방금 말씀해주신 암호화폐는 디지털 자산으로 분류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CBDC같은 경우는 중앙은행에서 통화를 하기 때문에 화폐의 기능을 순기능으로 엮은 부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CBDC가 발행되면 아마 화폐시장에 또는 디지털 자산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많이들 얘기가 나오는데, 솔직히 거기에 대해 많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는 자산에 대한 부분이고, 화폐는 거래가치 부분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CBDC의 경우는 화폐 순기능을 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앵커]
일단 중국이 CBDC 분야에서 먼저 치고 올라가면서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죠. 암호화폐를 금지하고 달러 패권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인데 CBDC로 중국의 노림수 어느 정도 통할 거라고 보십니까.
[권혁준 교수]
중국은 여러 차례 자기네 나라의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쓰려고 많은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중화권에서 무역거래에 위안화를 쓰게끔 한다든지, 소위 달러의 지위를 많이 위협하려고 했으나 그게 마음처럼 되진 않았죠. 왜냐하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달러는 신뢰의 징표이기 때문에 US달러를 항상 요구했던 건데요. 중국정부에서는 기존의 갖고 있던 위안화가 제대로 통용되지 않고, 기축통화가 되려고 시도를 해도 제대로 전 세계에서 통용이 잘 안 되니까, 다른 한편으론 디지털 위안화를 만들어서 전 세계에 달러라이제이션, 소위 달러의 패권을 위협할 수 있는 하나의 무기로 삼겠다고 내부에서 생각을 하고 엄청나게 이슈화하고 앞서가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은행의 경우는 과거 CBDC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뒤늦게 모의실험에 착수하면서 상용계획은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 상탠데요. 중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많이 늦은 감이 있어요. 우리나라 CBDC 개발 속도는 어느 정도 위치라고 봐야할까요.
[권혁준 교수]
솔직히 한국은행의 CBDC는 옛날부터 연구가 되어졌고요. CBDC팀이 있어서 차곡차곡 이론적 연구라든지 해외사례 발굴 적용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갖고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뒤쳐져있다는 얘기가 있곤 하는데 솔직히 뒤쳐진건 아니고요. 뒤쳐진 이유는 솔직히 거기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과 관련된 부분이 설명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금융이 워낙 잘 발달돼 있어서 금융 접근성이 상당히 높은 나라입니다. 이미 지갑에 캐시를 안 갖고 다니고 디지털화 돼 있는 월렛에서 또는 계좌에서 이체를 하는 형태로 다 바뀌었기 때문에. CBDC는 캐시 없이 디지털화돼 있는 스마트폰 통해서 거래를 하게 된다는 건데 거기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없었던 거죠. 만약에 CBDC의 경우 캄보디아라든지 동남아 국가, 계도국에서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국통화에 대해 자국 국민의 금융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져있거든요. 그래서 그쪽 나라나 중국 같은 나라는 빨리 이것을 목적을 갖고 시도하게 된거고, 우리나라는 금융 접근성이 상당히 뛰어나서 이 부분에 대해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부분이 설명이 돼야하기 때문에, 좀 늦었다는 느낌이 있겠지만 그래도 순차적으로 한국은행에서 잘 진행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어차피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라면 남보다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게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CBDC나 암호화폐에서도 후발주자에 대한 후폭풍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개선하고 선점할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권혁준 교수]
우선은 CBDC가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은행 간의 거랩니다. 아까 말씀하신 부분처럼 금융이 선진화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이 결여돼 있다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가 서둘러야 하는 부분이 뭐냐면 은행 간의 거래에 대한 부분들입니다. 물론은 은행은 은행 간 거래를 합니다. 한은도 다른 시중은행과 거래를 하고요. 이런 부분은 CBDC에 블록체인 원천기술을 적용하게 된다면 좀 더 선진화가 될 수 있고요. 또 가장 두려워 하는게 미국이 전 세계 요구가 높은 US달러를 만약에 CBDC로 발행하게 된다면 되게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는 거죠. 만약 예를 들어서 서울경제TV 앞에 있는 가게에서 설렁탕을 팔고 있는데 기존의 제로페이라든지 여러 페이로 계산을 했었는데 갑자기 주인이 “USD, CBDC 받습니다.” 그 월렛만 갖고 바로 결제가 되게 되면 자국통화의 힘을 잃게 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외국에 있는 통화가 들어오게 돼서 자국통화의 지위가 부족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거든요. 캄보디아는 실제로 US달러를 더 선호하고 자국화폐는 선호하지 않는 시민들이 있거든요. 이것이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는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빨리 생각을 좀 정립해서 나아갈 필요가 충분히 있습니다. 소매금융 같은 경우는 솔직히 아직 적용하기가 힘들거든요. 카드를 쓰시고 이미 무슨 페이, 무슨 페이가 상당히 많아서 무슨 QR도 하시고, 하다못해 중국에서는 지갑에서 돈 꺼내려고 하면 뒤에 라인에서 째려보거든요. 왜냐면 다들 QR로 빨리빨리 계산하는데 지갑에서 하나하나 꺼내서 계산한다든지 이렇게. 그래서 시대 상황이나 금융 안정성에 대한 부분을 보고 목적을 갖고 CBDC를 빨리 추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암호화폐가 디지털화폐 시장을 대신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암호화폐와 CBDC의 대결구도 어떻게 흘러갈 거라고 보십니까.
[권혁준 교수]
앞으로도 소위 암호화폐는 자산의 지위를 잃지 않는 상태에서 세금도 부여하잖아요. 내년부터는 세금도 부여하게 되니까 만약에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있겠죠. 어떤 특정 암호화폐를 특정국가의 CBDC로 살 수밖에 없다든지 그러면 이제 투명성이 나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걸 따로따로 얘기는 해드렸지만 나중에는 이것이 서로 결제 안에서 또는 제도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면 서로 보완적인 역할이 되지 않을까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두 번째로 제가 어느 세미나를 갔었는데 어떤 PB분이 얘기하셨는데, 부자들이 CBDC를 두려워한다. 왜냐 ‘제2의 화폐개혁이 아니냐’라는 우려를 하시는 분도 있다는 건 제가 압니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보면 거의 캐시가 이제 쓰이지 않고, 옛날 오만원권 지폐를 마늘밭에서 포클레인으로 뽑은 적이 있잖아요. 그와 같이 은닉수단이 되지 않게 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사회가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쓰일 수가 있죠. 그런데 전체를 하긴 너무 힘들고요. 맨 처음에 단계적으로 CBDC를 은행 간의 거래, 그리고 소매금융으로 움직인다면 결제 툴에서 어떤 테스트베드를 하나 둬서 부산은 블록체인 특구거든요. 그런데서 CBDC의 소액금융 결제에 대한 부분들, 그런 걸 한번 테스트를 해보고 향후에는 암화화폐와 또 CBDC가 서로 보완적인 측면으로 갈 수 있게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여러모로 세계 디지털화폐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소외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정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보는 시점이긴 합니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대결구도로 가고 있는 디지털화폐 전쟁에서 통화 주권을 지켜내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책적인 속도감이 아쉬운 상황이기도 합니다. CBDC 정책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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