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 KTL, 우주항공산업 등 지역경제 성장 마중물
초소형 위성 개발 등 진주시 우주항공 거점도시 도약 기대
[진주=이은상기자] 경남지역은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지난해 기준 항공 69.9%, 우주 43.4% 생산을 점유하고 있으며, 2030년 국내 항공우주 시장 예산 규모 20조원 중 약 70%인 14조원을 책임지고 있어서다.
최근 경남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항공우주청’ 설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우주 정책을 총괄할 기구가 경남에 유치되면 제조업 중심의 노후된 지역 산업이 고도화되고, 신성장 동력 마련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국내 유일의 공공종합 시험인증 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KTL을 비롯해 경상국립대 위성시스템 핵심기술 연구센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산학연계로 항공우주클러스터가 구축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경제TV는 지난 13일 KTL 창립 56주년을 맞아, 기획 1부를 통해 KTL이 걸어온 발자취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2부에서는 항공우주산업 시험인증 등 KTL이 항공우주사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역할에 대해 다룬다.
진주시 상대동에 들어선 KTL 우주항공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기술센터. [사진=KTL]
KTL은 지난 1966년 국내 최초 공업단지인 구로수출산업단지 내 ‘한국정밀기기센터(FIC)’로 출발했다. 이후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 등을 거쳐 2006년 독립법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으로 다시 출범, 지난 2015년부터 경남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해 자리를 잡았다.
이 기관의 주 역할은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물이 국내외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안전요건에 충족하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국가 또는 국제표준에 맞는지를 검증하는 건데, 이 과정에서 기술개발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KTL은 항공우주 산업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미래 모빌리티(도심항공교통, 자율주행, 전기·수소차) 등 첨단 기술 분야 제품에 대한 시험평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인재 육성 프로그램 운영과 지역사회공헌을 위한 활동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주부품시험센터 열진공 챔버. [사진=KTL]
□ 우주부품시험센터, 국내 최초 우주분야 전문 시험평가시설
KTL은 특히 지역 항공우주 산업 발전에 큰 축을 맡고 있다. 최근 진주시 상대동에 KTL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기술센터가 들어서면서다. 전문시험센터가 동시에 구축되면서 관련 사업의 기술개발과 기업의 부품 개발 시험평가에 필요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KTL 우주부품시험센터는 국내 우주산업체의 제품개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설립됐다. 지난 2020년 2월 문을 열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우주환경 시험규격을 충족할 수 있는 첨단 시험장비 34기가 구축된 국내 최초의 우주분야 전문 시험평가시설이다.
우주부품시험센터는 사업비 271억원을 들여 5,940m2 부지에 연면적 4,149m2,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우주부품 시험인프라 구축을 통해 기업에 대한 지원과 우주산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곳 시설은 우주 개발품의 성능검증을 위한 발사환경(진동, 충격)과 궤도환경(열진공, 열주기), 전자파 등을 시험하고, 개발품에 대한 우주 환경시험 원스톱(One-stop) 시험평가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들의 품질·안전성 확보와 시험평가를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센터가 들어서며 국내 업체들은 해외 기관 등에 우주개발 부품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불편함이 해소되는 효과가 생겼다. 해외 기관을 통한 시험평가 대비 시험 기간이 절반 이하로 단축되고, 시험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 등 기대효과가 크다.
항공전자기기술센터 내부. [사진=KTL]
□ 항공전자기기술센터, 항공산업 발전 생태계 조성 효과 기대
지난해 11월 문을 연 KTL 항공전자기기술센터는 항공분야 전자파 안정성 시험평가와 인증지원에 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업체들은 그간 해외에 의존해온 항공기체와 부품에 대한 안전성 시험평가를 국내에서 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항공분야 시험인증을 받아 시험 의뢰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센터 개소로 한 건당 2억여 원이 들던 시험인증 비용이 70% 수준으로 절감된 6,000여만 원으로 줄고, 해외 출장 등의 노력도 덜게 됐다.
항공전자기기술센터는 사업비 253억원을 들여 5,000m2 부지에 연면적 3,461m2,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센터는 국제표준을 충족하는 고출력 전자기장과 항공기체계 시험용 대형 전자파 챔버 등 13종의 전문시험장비를 갖췄다.
안정성 시험평가는 낙뢰 등 극한의 전자기 환경을 미리 가정해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진행된다. 비행기가 받게 되는 전자기의 영향이 비행에 방해를 줄 수 있는데, 대형 쳄버(너비 35m·높이 11m)에서는 비행기 등의 장비를 들여 극한의 상황을 가정한 시험을 진행한다.
국내 항공기업의 약 70%가 집약된 경남지역에 센터가 들어서 관련 기업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항공기 관련 시험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항공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을 사전에 방지하고, 기업 경쟁력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소형 위성.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KTL, 민간주도 초소형 위성 개발사업 추진
정부는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우주산업 육성을 발표하고 민간주도 사업 개발을 위한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KTL은 진주시, 경상국립대와 함께 관·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초소형 위성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는 14억 1,000만원이 소요된다.
KTL은 이 사업의 총괄기관으로서 초소형 위성개발과 제작, 설계·발사 등을 관리하고, 경상국립대와 함께 우주산업 전문인력 양성체계 구축에 힘쓴다. 경상국립대는 3D 프린팅 기술활용을 통한 위성 부품 개발 지원, 진주시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맡는다.
이들 기관은 핸드볼공 만한 크기의 초소형 위성 인증모델(QM)과 비행모델(FM) 총 2기를 개발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발사된 위성은 지구 사진 촬영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진주시는 초소형 위성을 개발해 발사한 최초의 지자체가 된다.
현재 초소형 위성 인증모델(QM)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능검증과 시험 후 비행모델(FM)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사업 추진으로 진주시는 성장하고 있는 초소형 위성사업을 선점하고, 항공우주산업 거점도시로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dandibo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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