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묻힌 무명의 독립운동가…“사탕수수 농장서 번 돈 독립자금으로”
[서울경제TV=김수빈기자]
[앵커]
하와이 이민 1세대들이 고된 노동으로 번 돈을 독립자금에 보탰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하와이 이민 120주년을 맞아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김수빈 기자가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하와이 빅아일랜드 코나 지역에 위치한 캡틴쿡 공동묘지.
이곳엔 이역만리 타지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고국의 독립을 지원했던 한인 이민 1세대들이 묻혀있습니다.
"경남 밀양 출신, 1951년 예순여덟 살로 생을 마침"
이주대씨는 안중근 의사 변호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이 번 돈의 3분의 2를 독립자금에 보탰습니다.
[싱크] 김주용 창원대학교 박물관 학예실장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서 노력했던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이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하와이 섬에서 얼굴도 모르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재판받는데,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는 데도 불구하고 성금을 냈다는 거…"
창원대학교 논문에 따르면 하와이에 거주한 한인 동포 1,600명 가량이 안중근 의사 구명을 위한 변호사 비용과 유족 구제비용 등을 조달하기 위해 의연금을 모금했습니다.
이들은 하루 일당이 0.7달러 내외로 어려운 사정인데도, 0.25달러에서 3달러 가량을 성금하며 안중근 의사의 구제를 위해 힘썼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캡틴쿡 묘지에 2명, 알라에 묘지 44명 등 총 48명이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입국 기록과 여권 발급 기록, 성금 명부 등을 비석과 매칭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제의 침략을 옹호하던 스티븐슨을 처단한 장인환 의사를 변호했던 이병준 씨에 대한 기록도 알라에 묘지에서 확인됐습니다.
빅아일랜드에는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 했던 지역인 만큼 한인 비석들이 모여 있습니다. 특히 할라에 공동묘지에는 한국인 공간이 따로 마련된 곳도 있습니다.
비석들은 한인 1세대의 일생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사료입니다.
당시 비석을 세울 때 시멘트를 양생해서 만들고, 굳기 전에 손가락이나 못으로 이름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라도 서로의 흔적을 남겨주기 위해 노력한 겁니다.
일부는 비석이 아닌 화산석, 즉 현무암으로 돌무덤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싱크] 문경희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해외살면서 살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굳이 자신이 대한조선 출신이라고, 그리고 본적까지 명세하게 적어놓으신 분들이 많아서... -자녀들에게 '내가 죽어서도 여기가 우리 고향이다'라는 걸 밝힌 거 같아서 그게 망향비적 성격이 있다고 생각을 한 거죠."
고된 막노동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에 손을 보탰던 하와이 이민 1세대.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제는 후손들이 찾아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김수빈입니다. /kimsoup@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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