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압력' 또 빅스텝…숨가빠진 한은
[앵커]
한국은행이 석 달 만에 다시 빅스텝을 밟으며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 선에 들어섰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한 지난해 8월부터 1년 2개월 사이 2.5%포인트나 가파르게 올랐는데요.
이처럼 빠르게 금리가 오른 건 물가에 비상이 걸린 탓이라는데, 고물가가 지속되는 이유와 한은의 금리인상 시계는 어디까지 진행될지 오늘 금융부 김미현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한은이 정말 빠르게 기준금리를 높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배경이 물가를 잡겠다는건데, 현재 물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다섯 달 연속 5%를 웃돌고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가 연간 2%임을 감안하면 2배를 넘는 건데요.
소비자들이 앞으로 1년 후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4.2%로,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두 달 연속 소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정점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부와 한은은 이번 달에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물가 상승률은 낮아지고 있어도 물가상승 압력이 현재 광범위한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각에선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5% 넘는 고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계속될 거란 우려 섞인 전망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왜 물가가 계속 떨어지지 않는 겁니까?
[기자]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환율 급등 등 물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은 상당히 많은데요.
우선 개인서비스나 외식 물가 등이 계속 오름폭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고물가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외식물가 등은 한 번 가격이 오르면 웬만해선 내려오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물가는 6.4% 오르며, 전월(6.1%)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고, 외식 물가는 9% 오르며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게다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다음 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하면서 진정됐던 국내 기름값 역시 다시 오를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200만 배럴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감산 폭인데요. 감산 결정 소식에 국제 유가는 이미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입니다.
또 우려스러운 점은 근원물가가 4%대 중반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인데요. 근원물가란 계절적 이유 등으로 가격 변동폭이 큰 식품과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품목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근원물가 상승의 의미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물가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라 앞으로 빠른 물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러면 한은은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겠다는 건데, 금리를 언제까지 얼마나 더 올릴까요.
[기자]
우선 한은이 올해 한 차례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어제 5%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된다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자 부담 등을 감수하더라도 경제 전반의 손실을 막겠다는 겁니다.
관건은 인상 폭인데요. 어제 금리 인상 발표 직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원 대다수가 최종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1월에 또 한 번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있단 겁니다.
여기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40년 만의 최악이라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합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3.25%인데, 이렇게 되면 4.0%까지 오릅니다. 이렇게 되면 한은이 다음 달 빅스텝을 하더라도 미국과의 기준금리차가 0.5%포인트 내외로 벌어지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은 내년에도 또 기준 금리를 올릴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사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큰 걱정입니다. 우선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4.5%를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자본이 빠져나가고,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비싸지면서 국내 물가도 따라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 역시 내년 경기 둔화 우려를 감수하더라도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미국 인상 속도를 기계적으로 따라갈 수는 없다"는 발언을 했었는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페이스를 유지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속도는 같을 수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끝까지 따라가 보겠다"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내년 초 3.75%, 연말 4%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습니다.
물론 이번 금통위에서 두 명은 25bp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최종 금리를 3.5% 수준에서 더 낮게 보는 위원이 있다는 발언이 나온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선 급격하게 큰 폭 상승은 없을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금융부 김미현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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