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상식] 뚜렸한 원인 없는 허리통증 ‘강직성척추염’ 의심
허리 통증은 일상생활 속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이상 증세다. 척추 주변 근육 인대의 내구도가 평소 좋지 않은 경우, 무거운 물건을 자주 운반하는 직업 종사자인 경우, 근골격계 퇴행성 변화가 두드러지는 고령층의 경우 일상생활 속 허리 통증이 수시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극심한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요추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뚜렷한 원인 없이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면역 체계 이상으로 발병하는 ‘강직성척추염’을 염두에 둘 수 있다.
‘강직성척추염’은 노화, 퇴행성 변화, 구조적 이상이 아닌 자가면역질환 붕괴에 의해 발병하는 척추 질환이며, 위험 인자로 유전자 'HLA-B27(Human Leukocyte Antigen-B27)'을 꼽을 수 있다.
해당 유전자는 주조직적합성복합체(MHC)에 의해 생성되는 당단백질이다. 백혈구 항원의 하나로 체내 백혈구 등 모든 유핵세포와 혈소판, 미성숙 적혈구 등에 자리하고 있다. ‘강직성척추염’ 환자 대부분은 해당 유전자 양성 반응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강직성척추염’ 발병 시 척추뿐 아니라 고관절, 무릎 관절, 발꿈치, 늑골 등에서 통증을 느낀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척추가 뻣뻣하게 굳은 듯한 느낌도 두드러진다. 특히 손, 다리 등을 움직이기 힘들다. 이러한 강직 증상이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 나타나는데 점차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강직성척추염’ 발병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단순 염좌로 여겨 파스 등 자가 치료에만 매달리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강직성척추염’은 면역체계가 무너져 나타나는 척추 질환인 만큼 원인을 스스로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뚜렷한 인과 관계없이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에 내원해 HLA-B27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명심할 점은 HLA-B27 검사 결과가 양성이어도 무조건 ‘강직성척추염’이라고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여러 유전자의 복합적인 영향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HLA-B27 검사와 더불어 방사선 촬영,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혈액 검사, 염증 검사 등을 통해 혈중 염증 수치 등을 파악하여 종합적인 소견을 내려야 한다.
‘강직성척추염’ 초기라면 약물요법을 고려한다. 이와 함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및 항류마티스 약물치료, TNF 차단제 등을 복용하며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척추 구조 변형이 심한 상태라면 수술적 방법을 시행해야 한다. /정의준 기자 firstay@sedaily.com
도움말; 김진범 일산하이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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