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에 징계요구"…'김포-서울 편입 반대' 유정복 입장 선회하나
시민단체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인천시 입장 반영한 정치적 판단 멈추지 말아야"
[인천=차성민 기자]‘김포-서울시 편입’을 놓고 인천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당초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은 정치 쇼”라는 입장을 천명했지만, 당 지도부와 당원들의 반발로 입장이 일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탓이다.
인천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는 유 시장이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인천시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는 대의명분이 있는만큼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정복 “국민 혼란만 가중하는 정치쇼” 강력 반발
유정복 시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국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쇼"라면서 "선거를 5개월 앞두고 ‘아니면 말고’ 식의 이슈화는 국민 혼란만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서울 면적의 절반인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자는 주장이 나오면 서울 집중 현상이 가속될 수 있다"며 "지방시대 추진에 역행하는 '서울특별시 공화국'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반발 이유를 밝혔다.
당 지도부 “불쾌”, 당원 “징계해야”…커지는 반발 여론
유정복 시장의 발언이 나온 뒤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론 일부 당원들은 ‘징계’ 등을 거친 표현을 쓰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유 시장이) 깊이 있게 고민하고 한 말씀인지 모르겠다. 유감스럽다"며 "당 지도부도 불쾌하고, 당내 의원들이 부글부글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일부 당원들은 유 시장의 징계를 요구하는 등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들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유 시장의 징계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유 시장의 발언을 듣는 순간, 과연 유 시장이 당의 품 안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행안부 장관까지 지낸 인사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인천시장인 그가 왜 저렇게 매몰찬 말들을, 엉뚱하게도 민주당이 아닌 자당을 향해 내뱉는가”라며 “인천시로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있으니 이런 것들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거나, 먼저 고려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반발 기류에 “메가시티 부정은 아냐”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론 당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유 시장은 “메가시티를 부정하지 않았다”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을 표했다.
유 시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천시와 민주당 인천시당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뒤 "이런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공론화 과정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정말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메가시티를 부정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행정제도개편을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에서도 연말까지 의견 수렴 등을 한다고 하니 바람직한 것"이라며 "좀 더 깊이 있게 고민을 해서 혼란을 없애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민사회단체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인천시 입장 반영한 정치적 판단 멈추지 말아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유정복 시장의 입장은 수도권매립지 논란 등 인천시 입장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정치 행위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큰 틀에서 봤을 때는 메가시티 전체를 부정해야 하는 것이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유정복 시장은 인천의 입장에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인천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만큼 인천 시장의 '김포 서울시 편입' 반대 입장에 동의한다. 유정복 시장의 입장은 당의 압박이나 정치적 압박에 구애 받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도 "이번에 유정복 시장의 입장 발표에 적극 찬성한다. 김포 서울시 편입은 지방분권이라는 큰 틀의 당위성 부분과도 맞지 않고, 인천시의 당면 과제인 수도권매립지 해법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실제로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임기 내 이전하고 총리실에 맡겨 대체 매립지를 확보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과도 맞지 않다"면서 "유정복 시장이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김포 서울시 편입'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csm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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