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1위 폐암, 수술 후 회복 돕는 'ERS 프로그램’으로 조기 회복
건강·생활
입력 2025-12-15 17:33:51
수정 2025-12-15 17:33:51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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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이라스(ERAS) 프로그램은 환자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회복하게 돕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근거 기반의 안전한 회복 프로토콜이다.”
이대서울병원 암센터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창 교수팀은 기도삽관을 하지 않고 수면 상태에서 늑간신경 차단술을 이용한 단일공 폐암 수술 전·중·후로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프로그램’을 가동해 환자의 조기 회복에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약 3만 2천 건의 폐암이 발생했다. 전체 암 중 3위였다. 여전히 폐암은 암 사망률 1위지만, 조기 검진과 최소침습수술, 표적·면역치료의 발전으로 조기암, 일부 진행성 폐암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RAS 프로그램은 ‘수술 후 회복 강화 프로그램’이다. 심장혈관흉부외과·마취통증의학과 의사와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팀이 환자의 수술 전(영양·호흡 재활 교육, 금식 시간 단축, 체력 준비), 수술 중(최소침습수술, 출혈 최소화, 체온·수액 관리), 수술 후(빠른 보행, 조기 식사, 배액관 조기 제거, 통증 조절, 폐 재활) 과정을 한 흐름으로 관리해 합병증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돕는 표준화된 진료 시스템이다.
기존 수술이 ‘수술 자체’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ERAS 프로그램은 ‘환자의 전체 회복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김 교수는 “ERAS 프로그램은 하루 단위의 회복 목표가 미리 설정돼 있다”며 “통증·호흡·영양·운동을 각각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통합 관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환자가 더 빨리, 더 편안하게, 더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폐암 수술 후 평균 입원기간은 5~7일이지만, ERAS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보통 3~5일 전후로 줄어든다. 주목할 점은 조기 퇴원보다 합병증 없이 환자가 독립적으로 스스로 생활할 수 있을 만큼 회복이 빨라진다는 점이다. ERAS 프로그램을 가동한 여러 연구에서도 입원기간이 1~3일로 단축되고 합병증이 줄며 회복이 더 빠르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폐암 수술은 전통적인 개흉수술,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 로봇수술로 나뉜다. 특히 하나의 절개만으로 흉터를 줄이면서 매우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단일공 흉강경수술과 단일공 다빈치SP 로봇수술이 환자 만족도가 높다. 보통 수술 시 한쪽 폐의 환기와 전신마취가 필요한데 저산소증, 폐 손상, 순환기 불안정, 기도 합병증 및 염증 반응 증가로 인해 수술 후 폐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김 교수팀은 전신마취 대신 ‘수면마취’를 선호한다. 기도삽관도 하지 않는다. 수면마취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늑간신경 차단술로 통증도 줄이면서 환자의 회복은 물론 재활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폐암 단일공 수술 1000례를 달성한 김 교수팀은 최근 수면(Non-Intubation) 단일공 수술만 단독으로 100례를 기록했다. 국내 병원 중 유일한 기록이다.
폐 재활도 수술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ERAS 프로그램의 폐 재활은 단순한 호흡 운동에 그치지 않고, 폐 기능·근력·지구력·영양·심리적 지지를 종합적으로 아우른다”며 “폐 재활을 잘하면 폐렴·무기폐 등 합병증이 줄고 운동 능력과 삶의 질이 올라가며 장기 생존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폐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고 장기 생존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ERAS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진과 한 팀이 되어 계획된 회복 과정을 함께 따라가면 치료 결과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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