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유가·정제마진…정유업계 3분기 실적도 깜깜이

경제·산업 입력 2024-08-20 16:16:51 수정 2024-08-20 16:16:51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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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중 3사, 2분기 적자 기록
지정학적 요인으로 국제 유가 불안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 안 따라줘”

정유4사 CI. [사진=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SK에너지]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정유업계 실적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유4사 중 3사가 2분기 적자 전환했고, 4사 모두 영업이익이 하락한 상황에서 3등기 큰 반등을 노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1,442억 원으로 유일한 흑자였고, HD현대오일뱅크 정유부문은 영업손실 286억 원, 에쓰-오일 정유부분은 영업손실 950억 원, GS칼텍스 정유부문은 영업손실 264억 원을 기록했다.


통상 정유사의 실적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과 석유 제품의 수요과 공급이 가른다.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석유제품의 공급량보다 수요가 많을수록 수익이 높아지는 구조다. 8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8달러선으로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약간 상회했다. 2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하회하는 3.5달러 근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세 속 강세’다.


하지만 석유 제품의 수급 상황이 불리하다. 공급 과잉 속에서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유사의 높은 가동률과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해 내수에서 소비되지 못한 잉여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의 잉여 석유 제품은 아시아의 도매 시장격인 싱가포르 시장으로 가게 되는데, 싱가포르 시장은 직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좀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팔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 시장 내 석유제품 공급이 늘고, 정제마진도 낮아져 우리나라 정유사에 불리하다.

에쓰오일 정유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미국의 공급 증가도 부정적인 요인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유가 안정 차원에서 미국 내 정유사의 가동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생산량이 증가하면 수입을 줄이기 때문에 미국으로 수출되던 휘발유를 다른 곳으로 수출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공급이 늘어 정제마진도 악화되게 된다. 실제로 미국은 2분기 자국 정유사 가동률을 91%까지 끌어올렸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분기보다 반토막 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비해 국내 수요 증대 요인은 부족한 상황이다. 석유제품의 수요가 높은 드라이빙 시즌이 2분기에서 3분기로 지연된 것 외에는 뚜렷한 수요 증가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통상 드라이빙 시즌이 5월부터 시작되지만 올해는 6월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해외여행에 휴가철 여행객들이 쏠리면서 국내 이동에 사용되는 휘발유와 경유 소비는 크게 늘지 않은 반면 항공유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널뛰는 국제유가도 수요 증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유가와 수요량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8월 초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70달러 초선으로 내려왔었지만 8월 중순 중동 분쟁 심화와 OPEC+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선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고유가는 정유사에 유리한 요인으로 보이지만, 수요와 정제마진을 낮춰 무조건 긍정적 요인으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유가가 높아지는 것은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 이지만 수요가 한정된 상황에서 공급 불안으로 인한 고유가는 정제마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더운 날씨도 석유 소비 증가에 영향이 미미하다. 냉방용 전기를 만드는 발전용 석유는 전체 석유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결국 소폭 개선된 정제마진 외에 3분기 실적을 확실히 견인할 요인은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정유사들은 안정적인 정제 능력을 바탕으로 석유 정제 능력이 부족한 호주와 일본, 베트남 등 국가에 휘발유와 항공유 등 경질유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며 불확실성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석유제품 역대 최대 수출을 달성한 상반기에도 정유업계 실적은 부진했다. 미국과 중국 등 큰손들이 과잉 공급을 멈추고 경기 부양에 따라 소비가 증가할 때까지 정유업계는 불황의 터널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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