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독감 백신 효과 크게 떨어져…"'면역 노화' 고려한 백신 접종을"

건강·생활 입력 2025-08-14 16:05:07 수정 2025-08-14 16:14:52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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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진행된  제3차 APEC 고위관리회의(Senior Officials’ Meeting, SOM) 정책 대화에서 고령층 독감 질환 부담과 맞춤형 예방 전략 수립 중요성 제기됐다.[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지난 2024~2025 절기 독감은 2016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유행했다. 독감이 유행하면 특히 고령층에서 피해가 크다. 
 
독감은 감염 시 폐렴이나 심혈관질환 등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실제로 국내 독감 사망자의 80% 이상은 65세 이상에 집중돼 있기 때문.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고령자들의 독감 예방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6일 진행된  제3차 APEC 고위관리회의(Senior Officials’ Meeting, SOM) 정책 대화에서 고령층 독감 질환 부담과 맞춤형 예방 전략 수립 중요성 제기됐다. 그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면역 노화 고려한 차별화된 예방 전략 없이는 방역 공백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각국 전문가들 백신 접종 전략 차별화를 촉구했다.

◇고령층 독감 백신 효과 크게 떨어져
독감으로 기저질환이 악화되거나 중증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 입원 기간은 최대 8배까지 길어진다. 2024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고령층 독감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입원 증가로 인해 의료시스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은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하지만 표준 용량 독감 백신으로는 고령층의 면역 방어력을 충분히 높이기 어렵다. 실제로 젊은 성인의 경우 독감 백신 예방 효과가 70~90%에 달하는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17~53%에 불과한 것으로 대한내과학회지에 보고됐다. 
 
또한 단순히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고령층 독감 위험을 충분히 줄이기 어렵다. 2023~2024 절기 기준,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82.5%로 높은 수준이지만, 2023년 독감으로 인한 사망의 약 88% 이상이 65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이에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으로 개발된 고면원역성 독감 백신 접종 등 심각한 합병증 및 입원율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모아지는 추세다. 
 
◇고령층의 차별화된 독감 백신 전략 필요성 강조
지난 6일 인천 송도에서 진행된 ‘제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고위관리회의’에서는 ‘건강한 노화를 위해: APEC 고령층 인플루엔자 피해 감소(Toward Resilient Aging: Reducing Influenza Impact on APEC's Elderly)’ 정책 회의가 이뤄졌다. 이 회의에서 고령층 맞춤형 독감 접종 전략 필요성과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정희진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는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국가 중 하나로, 인플루엔자로 인한 고령층 사망은 예외가 아니다"며 "실제로 매년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마다 고령층에서 중증 질환과 사망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노화로 인해 저하된 면역 기능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히 “고령층에게 보다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 등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필요성이 증명되면서, 여러 국가에서는 연령대나 위험군에 따라 차별화된 백신 전략을 도입하고 있으며, 한국 또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령층 보호 강화를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릿젠 탠 (Dr. L.J. Tan) 글로벌 인플루엔자 이니셔티브 공동의장은 미국의 고령자 대상 독감 백신 접종 비용 효과성과 차별화된 예방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65세 이상 고령층은 인플루엔자 관련 입원의 45~67%, 사망의 62~87%를 차지한다"며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인해 표준 용량 백신의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미국 예방접종실무자문위원회(ACIP)는 고용량 또는 어쥬번트 첨가 백신을 권고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보다 20여년 일찍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도 소개됐다. 발표에 따르면, 고용량 백신이 일본에 도입될 경우 10년간 46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와 200% 이상의 비용 대비 효과가 예상되며 고용량 백신이 표준 용량 백신보다 고령층에 효과적이고 비용 효과적이었다.

한편, 우리나라도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독감 예방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023년 정부연구인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수립’에서 65세 이상 고면역원성 4가 백신을 우선순위 중 하나로 포함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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