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 극복의 과학기술, 장성 망암 변이중 선생과 '화차'의 위대한 유산

전국 입력 2025-10-10 16:19:24 수정 2025-10-10 16:19:24 오중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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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10월의 역사인물'에 임진왜란 영웅 망암 변이중 선생 선정

장성군이 '10월의 역사인물'에 망암 변이중 선생을 선정했다. [사진=장성군]
[서울경제TV 광주·전남=오중일 기자] 전남 장성군이 임진왜란 당시 화차(火車)를 개발해 행주대첩을 대승으로 이끈 주역이자 조선의 국방과학사에 큰 획을 그은 망암 변이중 선생(望庵 邊以中, 1546~1611)을 10월의 역사인물로 선정하며 그의 업적을 기리고 나섰다.

10일 장성군에 따르면 선생의 혁신적인 군사 기술과 실천적 학문 정신은 국난 극복의 모범으로 평가받으며 오늘날 지역의 귀중한 역사·문화 자산으로 계승되고 있다.

장성읍 장안리 봉암마을 출신인 망암 변이중 선생은 1568년 과거에 급제해 관직에 올랐으나 임진왜란 발발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문관의 안위를 넘어 실천적 구국 활동에 투신했다.

전라도 소모사로 임명된 선생은 1593년 6000여 명의 병력을 모아 죽산 전투에 참전했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의 우수한 조총(鳥銃)에 맞서기 위한 조선만의 독창적인 대응 무기인 '화차'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선생이 사재(私財)를 털어 개발한 화차는 세종 때 발명된 문종 화차의 개량형으로 40정의 승자총통(勝字銃筒)을 수레에 장착해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 무기이다. 특히 수레 사방에 방호판을 설치해 운용하는 병사를 보호하는 등 전장에서의 실용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단순한 무기 복원이 아닌 당대 전술적 상황과 기술 수준을 고려한 획기적인 국방 과학 기술의 진보였다.

죽산 전투에서 효용성을 입증한 화차는 이후 총 300여 대가 제작됐으며 이중 40대가 당시 전황의 중요한 분수령이었던 행주산성 전투에 투입됐다. 권율 장군이 이끈 조선군이 병력의 절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의 왜군을 물리친 행주대첩의 대승은 이 화차의 압도적인 화력과 방어력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망암 선생의 화차는 열악한 상황에서 적은 병력으로 최대의 전투 효율을 끌어내는 조선의 군사 전략을 상징하는 결정적인 무기였다. 선생의 이러한 업적은 그가 평소 실천적 유학(儒學) 정신과 군사 전략에 깊은 관심과 조예를 가지고 있었음을 방증한다. 저서로는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망암집'이 남아있다.

장성군은 망암 변이중 선생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지역 문화 자산으로 계승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생을 기리는 장성 봉암서원과 경기도 고양시의 행주서원에 배향돼 있는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장성군은 지난 8월 봉암서원 내 시징당(是懲堂)을 철거하고 '화차 체험장'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전란의 혼란 속에서 나라를 지킨 망암 변이중 선생의 실천적 학문과 과학 기술의 업적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생의 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고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으로 확고히 계승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인물 선정에 그치지 않고 선생의 구국 정신과 혁신 기술을 오늘날의 가치로 확장해 지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려는 장성군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망암 변이중 선생의 '화차'는 단순한 옛 무기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 빛난 조선 과학 기술의 상징이자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야 할 애국심과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의 본보기로 남을 것이다.


/raser5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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