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5년 내 5개 항암제 출시할 것”
[앵커]
바이오업계 악재 속에서 새로운 전환 국면을 이끌어내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기업이죠.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진회장님, 최근 서울경제TV를 방문해 주셨고, 이번이 두 번째 출연이신데요. 소감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우선 감사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기업인이 언론에 자주 나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제가, 오늘 방송에 출연키로 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요.
우리 주주들이 모두 신약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뭐라도 해야 한다는 책무가 그 하나이고, 저희가 어렵고 억울한 상황에 있었을 때, 저와 저의 기업의 말을 들어준 서울경제TV에 대한 고마움이 다른 하나입니다. 저희 주주들과 서울경제TV에 대한 감사의 마음… 이것으로 소감을 대신하겠습니다.
[앵커]
지난 출연 때는 무척 힘든 시기였죠?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네 그렇습니다. 예컨데 이런 것이었죠. 해외에서 유능하고 성실하기로 소문난 직원이 어느 날 “팀장님. 도로가 꽉 막혀서 ‘최악의 경우’ 1~20분정도 출근이 늦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고 전화를 한 후, 다행히 시간 내 출근했는데, ‘결근’이라고 처리되어있는 상황.
“조금 늦을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한 것인데, 결근으로 확정시켜버리고, 차라리 전화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얘기들 하고… 그때 “쟤네들 결근은 확실히 아닌 것 같고, 지각도 아닐 수 있다는데 얘기나 들어보자”라고 했던 곳이 서울경제TV였고 제가 출연했던 것이죠. 비난과 저주가 난무하는 가운데 임직원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눈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저희가 결근은 물론, 지각도 하지 않았음을 임상 데이터가 확인시켜주어서 참 다행입니다.
[앵커]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3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종료했습니다. 제약 바이오업계와 투자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인데요. 이번 성공적인 임상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리보세라닙은 2014년에 중국에서 시판된 후, 수많은 암환자들이 복용했고 뛰어난 효능과 낮은 부작용을 보이면서 블록버스터급 약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증된 신약이라고 말하죠.
많은 논문과 임상결과들이 리보세라닙의 우수성을 확인시켜주고 있었기 때문에, 3상 결과가 보여줄 구체적인 수치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3상 임상시험에서 가장 긴장하고 주목한 것은 백인들에게도 동일한 효과를 보일 것인가, 즉 인종간 효능의 차이에 대한 문제였는데, 임상결과 인종간 차이없음을 확인했구요.
게다가 주요 수치들이 경쟁약물은 물론, 위암 2차 치료제 시장에서의 충분한 가능성까지 확인시켜준 그런 성공적인 결과였습니다.
[앵커]
최근 에이치엘비 뿐만 아니라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치엘비파워까지 그룹주들이 단기 급등했는데요. 이와함께 여러 제약 바이오업체들의 주가 상승도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에이치엘비는 시가총액 5조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라섰습니다. 소액주주분분들의 반응도 뜨거운데, 이 같은 상황. 어떻게 보시는지요?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시가총액 2위로의 상승은 기쁜 소식이나, 한편으로는 책임의 무게가 커진 것이기도 하지요. 시총 규모가 적정한가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을텐데요. 항서제약 사례를 참고할만합니다.
리보세라닙의 중국내 시판을 기점으로 항서제약은 제너릭회사에서 신약 개발회사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의 항서제약의 드라마틱한 성장과 시가총액 규모 변화를 살펴본다면, 현재 글로벌 권리를 모두 갖고 있는 에이치엘비의 주가 상승은 오히려 뒤늦은 평가가 아닐까 싶은데요.
주가라는 것이 현실과 기대감, 이 두 가지의 반영이라고 본다면, 우리에게 있어 현실은 신약의 가치와 확장성이 될 것이고, 기대감은 신약허가가 되겠죠. 우선 현실, 즉 신약의 가치와 확장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문들, 중국에서의 시판 후 반응들, 3상까지의 임상 데이터와 국제학회로부터의 인정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입증했다고 보고 있고,
기대감 즉 신약허가 부분은 저희가 현실화 시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의 주가는 기대감은 커녕 현실, 즉 신약의 가치조차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봅니다
공매도에 대해서 잠시 말씀 드릴게요.저희가 코스닥 시장 내 공매도비중 1위 종목이었죠.
교세라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의 자서전에는 나오는 내용인데요. “회장님은 선이 항상 이긴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악이 이기는 것 같은데요?”라고 질문을 하자 이나모리 가즈오회장이 말합니다. “한 순간만 놓고 보면 악이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을 길게 확장해보면 결국은 선이 이긴다”…자본이라는 게 가치중립적인 것이라서 선악을 구분할 수 없는 것이고, 제가 공매도를 악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하는 일이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고, 그 약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음을 생각한다면, 저희가 추진중인 이 일은, 적어도 항암신약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자본, 즉 공매도보다는 선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결국 선이 이겨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꼭 그러고 싶습니다.
감정을 떠나 논리적으로 보더라도, 리보세라닙의 임상 데이터 값을 기초로 가치와 가능성을 놓고 판단해본다면, 에이치엘비의 업사이드 포텐셜은 대단히 크다고 봅니다. 물론 그 결과로서 공매도는 더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겠죠.
[앵커]
최근 에이치엘비와 미국의 엘리바가 삼각합병을 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특히 합병진행과정에서 항간에 자금조달 우려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합병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려는 항상 있는 것이구요. 특히 해외법인과의 삼각합병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보니 법률 및 행정검토 등 세부 업무처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고, 때로는 약간의 지연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그리고 심하면 가지가 흔들리겠으나 산이 흔들리지는 않잖아요? 신약이든 합병이든 근본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합병이 되고 나면 에이치엘비는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최종 수혜자가 될 것이고, 신약의 가치와 확장성을 모두 품는 것이기에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공언하셨는데요. 좀 더 구체적인 말씀 부탁합니다. 5년 내 5개의 항암제를 출시할 계획이 있으시다고요.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수 많은 임상을 통해 리보세라닙은 많은 적응증에 효과가 있음을 이미 확인했습니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연구 논문들이 쏟아졌구요. 우리는 그 중 가능성이 큰 적응증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소간 검증된 임상을 시도하는 것이라서 그 결과들이 좋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 중 하나가 간암 1차 치료제로서 면역관문억제제 캄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의 병용임상인데요. 글로벌 3상임상 진행중이죠.
여기서 주목할 것은 원래 이 병용임상이 중국에서 임상 2상을 마친 후 미국 FDA로부터 글로벌 3상임상 직행을 허가 받아 진행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현재 캄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의 병용임상 중 중국내에서 2상 종료단계인 것이 8개이고, 그 중 하나가 글로벌 3상 임상을 허가 받은 것인데요, 나머지 임상들중 추가로 글로벌 3상 임상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희 목표, 즉 내년 위암치료제를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5개의 항암제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는 이러한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은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중장기 목표로, 충분히 실현 가능해 보입니다.
[앵커]
오는 24일에 미국 FDA와 신약허가신청을 위한 사전미팅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절차나 일정 등을 말씀해 주시죠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NDA 즉 신약허가 신청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FDA에 사전미팅을 요청하게 됩니다. 누구나 요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요청한다고 다 허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전 미팅을 요청해서 받아들여지게 되면, 사전미팅은 요청일로부터 통상 60일 후에 진행됩니다. 저희는 지난 8월 24일에 사전미팅을 요청했고 10월 24일에 미팅이 확정되었습니다.
물론 모두 미국 워싱턴 시간 기준입니다. 미팅 한 달 전까지 미팅과 관련된 모든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저희는 9월 23일에 모두 제출했습니다.
24일에 사전미팅을 마치면 그로부터 30일 이내에 미팅 의사록을 FDA가 통보해 주게 되며 그에 따라 신약허가 신청절차는 진행될 것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에이치엘비 주주분들이나 제약바이오 업계에 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죠. K바이오의 현 주소와 장단점 등에 대해서요.
[진양곤 / 에이치엘비 회장]
K바이오는 현재 기대와 환호, 비난과 저주가 수시로 교차하는, 산업발전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기와 이성이 혼재되어 있는 그런 단계이죠.
신약 개발은 성공률이 대단히 낮습니다. 항암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4,000분의 1~1만분의 1이라는 통계치를 본 적이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봐도, 4,000개 시도하면 1개 성공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시간도 10년 이상씩 오래 걸립니다. 들어가는 돈의 규모는 엄청나구요. 항암제 개발한다고 1,000억 규모의 돈을 쓰고 10년 이상 애를 써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죠. 탄탄한 수익성을 갖춘 제약사마저도 신약개발을 주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건 도전을 넘어 거의 모험 수준이거든요. 저는 사실 이렇게 어렵다는 걸 몰라서 한 케이스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사람이 하는 일인데 되지 않겠나 싶어 시작한 일의 결과가 좋은, 그런 경우지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어려운 걸 알면서도 도전하고 있는 K바이오의 연구원들이나 기업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용기와 의지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한 것이지요.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그 길에서 걸려 넘어지기도 할 것이고, 잠시 길을 잃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결국은 조금씩 앞으로 더 나가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기다려 주시고 아낌없이 격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이러한 격려와 응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가로서의 실천윤리가 전제 되어야겠지요.
아무튼 개발 기간 16년만에 리보세라닙은 이제 글로벌 임상을 종료하고 항암신약으로의 출시를 바라보는 지점까지 왔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임직원은 물론 많은 주주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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