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패러다임 전환…2차전지 소재기업 ‘주목’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전기차 판매는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표적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9일 글로벌 투자 정보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테슬라의 주가는 1,365달러, 시가총액은 2,570억달러(약 307조원)를 기록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약 270조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테슬라의 2분기 판매량은 9만650대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7만2,000대를 웃돌았다. 코로나19발 위기에서도 예상 판매량을 뛰어넘은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구매 장려 정책을 강화하면서 전기차 시장 확대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프랑스는 80억 유로에 달하는 자동차 산업 지원정책을 발표했고, 전기차 보조금을 대당 6,000유로에서 7,000유로로 늘렸다. 독일도 4만 유로 이하 전기차에 기존 3,000유로에서 늘어난 6,0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100년 동안 이어진 내연차 시장이 전기차로 재편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전기차 제조사에서 2차전지 소재 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2차전지 수요는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약 27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2차전지 업체들의 기술 개발(주행거리 향상·경량화 등)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니켈 함량이 높은 5세대 2차전지를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그룹과 LG화학 등 국내 주요 2차전지 업체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전고체전지 등 차세대 전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고사양화는 2차전지 업체는 물론 소재 수요를 크게 증가시켜 관련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을 더욱 밝게 한다”며 관련 수혜 기업으로 삼성SDI와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일진머티리얼즈를 꼽았다.
삼성SDI는 2021년부터 헝가리 공장에서 5세대 2차전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5세대 2차전지의 특징은 삼성SDI 최초로 중대형 전지에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사용한 중대형 전지다. 기존에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사용해왔다.
조 연구원은 “5세대 2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600Wh/L로 높아지기 때문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0㎞ 이상 가능하다”며 “삼성SDI의 하이니켈 2차전지는 현재 양산 제품 대비 밀도는 20% 이상 높고, 원가는 20% 이상 낮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지난해11월 BMW와 5세대 2차전지 공급에 대한 장기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29억 유로(약 3조9,245억원)를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하이니켈 양극재 기반의 2차전지를 개발 중에 있으며 각각 2022년, 2021년부터 양산을 개시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2차전지에서 하이니켈 양극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삼성SDI에 관련 소재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생산능력 기준 하이니켈 양극재 1위 업체다.
조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전기차 2차전지용 양극재 공급량은 올해 1만톤 내외에서 내후년에는 5만톤 이상으로 늘어나 매출액 증가율이 소재 업체 중 가장 높다”면서 ”SK이노베이션과 양극재 장기공급 계약으로 고객사 내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확보할 전망이며, 고객사의 빠른 생산능력 증가에 맞춰 소재 이익 규모가 가파르게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고객사 LG화학의 차세대 2차전지 도입으로 2022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양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NCMA 양극재는 니켈(N) 함량이 85% 이상, 코발트(C) 함량은 5% 이하인 제품이다. 니켈은 양극재 내에서 에너지를 담당하지만 열이 많이 발생해 폭발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코발트는 가격이 비싸 함량을 줄이면 배터리 원가 확보에 도움이 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NCMA 배터리를 탑재할 경우 500~600km 수준의 주행거리를 보유한 진정한 3세대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환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에 대해 “LG화학은 글로벌 1위 2차전지 공급업체로 내년 유럽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수혜가 예상된다”며 “차세대 2차전지 양산에 NCMA를 공급하면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포스코케미칼은 2022년 차세대 2차전지용 NCMA 양극재 공급을 시작으로 광양 공장(연 3만톤) 1~2단계에 추가 증설(3단계)을 진행할 예정이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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