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복병’… 무산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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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4 11:16:55
수정 2015-06-04 11:16:55
정창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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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4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부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양사의 합병 진행에 ‘복병’으로 등장했다.
최근 양사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를 크게 웃돌면서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돼온 합병 계획에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안에 따르면 양사의 합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1조5.,000억원을 넘으면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 0.35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제일모직에 유리하고 주가가 낮게 형성된 삼성물산에는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다만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인 15만6,493원과 5만7,234원을 각각 웃돌아 합병에 불만을 품은 투자자는 시장에서 보유 주식을 팔고 나갈 수 있는 만큼 합병 무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돼왔다.
하지만 엘리어트 매니지먼트가 이날 양사 합병 조건의 ‘불합리성’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합병안에 불만을 품은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들이 엘리어트 매니지먼트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9%대 지분을 보유 중인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까지 가세한다면 합병 추진이 녹록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분 구조면에서도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이 19%대에 머물러 취약한 편이다. 지난 3일 기준 외국인 지분은 32.11%에 달했다. 국민연금도 9.79%의 지분을 들고 있다.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의 약 17%만 움직여도 1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합병 계획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등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기관 투자가들도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시장이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진 사안이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지분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양사 합병에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번 합병에 반대 기치를 든 이유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다만, 반대 세를 규합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을 무산시킨다고 해도 삼성물산의 이후 주가 흐름이 좋아질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금 상황에서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이런 이슈를 통해 주가가 오르면 향후 차익을 기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은 “발표된 보도자료 외에 추가료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합병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분 공시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한층 더 상승 탄력을 받아 역설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공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백 연구원은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수익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관이든 개인이든 주가가 올라 손해를 볼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합병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도 “작년 삼성엔지니어링과 중공업의 합병 무산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이 시가보다 현저히 높았고 양사의 업황도 좋지 않아 찬성하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그 반대 상황”이라며 “반대하는 주주는 시장에서 팔면 되고 계속 투자할 사람은 찬성하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창신기자 csj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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