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과 카드사가 너나 할 것 없이 자동차 금융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기 불황 속에 금융사의 이자나 수수료 수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주택과 신용 등 기존 대출은 규제 장벽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여론이나 정책에 의해 전통적인 수익원 길이 막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제가 없는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안정적인 먹거리를 찾는 겁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이자 수익 호황에 눈치를 보는 은행도,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는 카드사도 자동차 금융시장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은행의 오토론은 전통적인 상품이 아니어서 전체 중 비중이 크진 않지만 최근 성장세가 빠릅니다.
신한과 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오토론 잔액 규모는 지난달 4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잔액이 약 1조8,000억원 수준인데 비하면 약 1년 만에 100% 넘게 증가했습니다.
당국이 예민하게 관리하고 있는 주택과 신용대출에 비해 자동차 금융은 은행들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어 올 연말이면 5조원에 육박하거나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한은행은 총 240억원을 들인 프로야구 타이틀 후원에 오토론 상품인 ‘신한 마이카’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규제 등으로 주택대출을 늘리기 어려워 여러 시장을 검토하다 마이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달부터 온라인용으로 제작한 홍보영상을 통해 ‘원큐 오토론’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고, KB국민은행은 ‘매직카 대출’ 영업에 보험 계열사의 설계사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도 자동차를 중심으로 할부금융자산을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신한·KB·삼성·우리·롯데카드 등 5개사의 할부금융자산은 매년 2조원 가까이 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이들 카드사의 할부금융 수익 약 521억원 중 97%인 505억원은 자동차 할부에서 발생했습니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눈을 돌린 이유는 은행에 비해 더 절박합니다.
정부가 소상공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사업으로는 돈 벌기가 어려워진 탓입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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