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이력·주행거리 조작 근절 위해…중고차 성능보험 의무화

증권·금융 입력 2019-06-13 08:28:15 수정 2019-06-13 08:28:15 이아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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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는 사고이력을 숨기거나 주행거리를 조작하는 경우, 성능·상태 점검이 부실해 점검기록부가 실제와 다른 경우 등으로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피해구제 172건 중 계약 관련 피해가 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는 대부분 보증수리나 점검기록부의 문제, 사고차량 미고지 등이었다.
   
중고차 피해는 차량매입(매매업자)→정비·판금·도색(정비업자)→성능검사(점검업자)→전시·매매(매매업자)→출고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 흐름에서 빚어지는 일이다.
   
보험개발원 권순일 특종보험팀장은 13일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약 380만대로 추정되지만, 성능·매매 관련 정보가 불투명해 소비자 불만이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자동차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 가입이 자동차관리법에 근거해 이달부터 의무화됐다. 미가입시 벌금 1,000만원이다.
   
매매업자의 의뢰를 받은 점검업자가 중고차 상태와 성능을 점검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보험금으로 보상하는 구조다. 전국에 약 350개 점검업체가 있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보험료 책정에 바탕이 되는 ‘참조순보험료율’을 각 손보사에 제공하고, 계약 체결과 보험금 지급을 처리할 전산시스템도 개발했다. 보험료는 건당 승용차·승합차가 3만∼4만원대, 화물차가 4만∼5만원대다. 매매상을 통해 거래되는 자동차가 연간 130만대인 만큼, 시장 규모는 약 400억∼500억원이다.
   
특히 자동차진단보증협회와 공동 상품을 개발한 DB손해보험, 자동차매매연합회와 책임보험 공동운영 양해각서를 맺은 메리츠화재 등이 영업에 적극적이다.
 
그런데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이 책임보험 의무가입에 최근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소비자 이익을 위한다’는 애초 취지가 변질했다는 게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다.
   
자동차매매연합회 관계자는 “건건이 의무가입하는 바람에 점검업자들이 보험료와 점검비용을 포함해 대당 10만원, 수입차는 50만원까지 올린다”며 “결국 소비자에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매업자는 배제한 채 국토교통부, 손보업계, 점검업자들이 정해버렸다”며 “국토부는 민원을 떠넘기고, 보험사는 이익을 챙기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여의도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고 청와대에 국민청원도 넣었다. 반대 집회에는 3,000명이, 청원에는 1만6,000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년 넘게 진행된 책임보험 도입 준비를 매매업계도 알고 있었는데, 제도가 시행되자 뒤늦게 반발하는 배경이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자는 게 책임보험 의무화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아라기자 ar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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