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폐지된 장애등급제…수요자 중심 지원체계 구축
오는 7월부터 장애등급제가 31년 만에 폐지되고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가 가동된다.
보건복지부는 25일 내달부터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국가에 등록된 장애인은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되고, 기존 1∼6급 장애등급제는 없어진다고 밝혔다. 장애인을 지원하는 주요 서비스는 장애인의 욕구·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필요한 대상자에게 필요한 만큼 지원된다.
장애등급은 그동안 장애인 서비스 지급 기준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등급만으로는 장애인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도 없고, 적절한 지원을 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장애등급을 없애고, 장애인을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중증)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경증)으로 단순하게 구분하기로 했다. 기존 1∼3급은 중증으로, 4∼6급은 경증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장애인 심사를 다시 받거나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을 새로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1∼3급 중증 장애인에게 제공되던 우대서비스도 그대로 유지된다.
장애등급 폐지에 따라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지원되던 141개 장애인 서비스 중 23개는 서비스 대상이 확대된다. 기존에는 지역가입 장애인 건강보험료 할인율이 1·2급 30%, 3·4급 20%, 5·6급 10%였으나, 내달부터는 중증 30%, 경증 20%로 변경돼 경감 혜택이 커진다. 이밖에 활동지원, 특별교통수단, 어린이집 우선입소, 운전교육지원 등의 대상자가 확대되고, 장애인 보장구와 보조기기 지원도 늘어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서비스 200여개도 대상이 확대된다. 복지부는 “그 외 서비스들은 ‘장애인이 불리해지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부분 현행 수준의 지원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조사를 도입해 일상생활 지원의 필요도를 세밀하게 평가하고, 장애인 사례관리 및 맞춤형복지 지원체계도 강화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장애인등급제 폐지가 서비스 축소나 실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적극적인 보완 조치를 마련해 제도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장애인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새로운 제도와 틀이 바뀌었을 때 기존의 서비스가 줄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나올 수 있지만 조사 과정에서 서비스가 줄어들 가능성은 최소화하겠다고 장애인단체 대표들께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장애인이 서비스를 몰라서 지원을 못받는 일이 없도록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별하고, 누락 서비스를 찾아 안내할 방침이다. /이소연기자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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