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위고비' 시대 열릴까…제약업계 '비만 신약' 개발 러시
경제·산업
입력 2025-07-26 08:00:04
수정 2025-07-26 08:00:04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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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열풍 타고 비만 치료제 매출 급증
안전성→효과→대규모 검증 3단계 걸쳐야
국산 ‘한국형 위고비’ 개발 경쟁도 본격화
임상 3상만 수천억…수년 걸리는 대장정

[서울경제TV=김민영 인턴기자] “한 달간 복용했더니 배고픔이 덜하고 체중도 줄었어요.”
다이어트 처방약 ‘위고비’가 인기를 끌며, 이른바 ‘비만 약’이 다이어트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위고비는 2024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374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수익이 전년 대비 62.7% 증가했다고 밝혔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위고비가 다이어트 치료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한국형 위고비’를 만들기 위한 신약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 “K위고비 만든다”…국내 기업들도 줄줄이 참전
한미약품은 GLP-1 계열 주사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은 몸 안에서 나오는 호르몬 중 하나로,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원래는 GLP-1는 당뇨병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됐으나,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효과가 알려지며 제약사들이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주 1회만 맞으면 되고, 위장 부작용을 줄였다는 점이 강점이다. 심혈관·신장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확인돼, 회사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HK이노엔은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로부터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를 국내에서 임상 3상 중이다. 이 약물은 48주간 사용 시 최대 15.4%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요요 현상이 적었다는 임상 결과도 나왔다. 국내 출시는 2030년쯤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은 하루 한 번 먹는 방식의 비만 치료제 ‘ID110521156’의 임상 1상 결과 발표를 통해 치료제가 4주 만에 평균 체중 6.9%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내년 임상 2상 진입과 함께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 약값 100만 원에도 인기…커지는 비만 치료제 시장
현재 위고비는 한 달 약값이 50만~100만 원에 달하지만, 소비자들은 줄을 서며 처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IMS헬스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2년 890억 원에서 2025년 2000억 원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산 치료제가 출시되면 접근성이 높아지고 가격도 낮아져,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약 개발은 ‘마라톤’…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지만 신약 개발은 ‘마라톤’이다. 특히 비만이나 당뇨 등 대사질환은 신체 반응 차가 크기 때문에 인체 시험에서 뜻밖의 변수가 생기기 쉽다.
실제 개발중인 신약이 실제로 환자에게 처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 이유는 ‘임상시험’이라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은 총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임상 1상에서는 건강한 사람에게 약물을 투여해 안전성과 부작용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임상 2상에서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와 적정 용량을 검토한다. 마지막 임상 3상에서는 더 많은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문제는 비용과 성공률이다. 제약산업 전문지 ‘Pharma Intelligence’에 따르면, 임상시험 한 건당 평균 수백억 원의 개발비가 소요된다. 특히 임상 3상은 최대 수천억 원 이상이 들며, 중도에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이어트 주사처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린 분야에선 성공만 하면 ‘대박’이지만, 실패 확률도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melissa688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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