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기준금리 0% 동결…자산매입 규모 1,200억 유로 확대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고 양적완화(QE)를 늘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12일(현지시각)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50%, 0.2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대신에 ECB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순자산 매입 규모를 1,200억유로 더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월간 200억유로 수준의 순자산 매입은 그대로 유지되며,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상환되는 모든 자금은 상당 기간 재투자한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아울러 저금리로 은행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도입하기로 했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ECB의 정책 대응은 코로나19 확산이 잦아지는 때까지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재정정책 대응 전 시간을 버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라가르드 총재는 ECB가 사실상 무제한의 규모로 낮은 금리에 대출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자금시장의 유동성 부족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2020년, 2021년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1→0.8%, 1.4→1.3%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향후 유로존 경제는 V자가 아닌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대응 측면에서는ECB의 통화정책 강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 연구원은 “부정적인 경기 전망에도 QE 확대 규모는 제한적이었다”면서 “연내 1,200억 유로 규모의 QE 확대는 매월 균등분할 가정 시 QE가 월간 200억 유로에서 340억 유로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월간 400억 유로 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앞서 금융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ECB의 조치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실망감을 줄 여지가 크다”면서 “ECB의 조치 이후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이어갔다는 사실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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