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흔들린 증권가…1분기 적자전환 ‘5곳’

증권·금융 입력 2020-05-15 18:01:01 수정 2020-05-15 18:01:01 이소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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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증권사, 전년 대비 영업익 감소…“코로나19 영향”
코로나19로 변동성 심한 장세 속 IB/PF 통한 수익 창출
한투·KB證 등 5곳, 영업익·당기순익 전년 대비 적자전환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호황기를 맞았던 증권사들은 올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특히 일부 증권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에 크게 흔들리며 적자 전환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다수 증권사, 영업익·당기순익 감소 면치 못했다 = 불안한 시장에 따른 운용 수익 감소는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상당수 증권사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 감소 폭이 컸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에 영업이익 538억원과 당기순이익 3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7.3%, 81,9% 감소한 수준이다.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 부문에서 나타난 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NH투자증권의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은 전년 대비 83.6% 감소한 34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인 NH헤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관련 손실이 약 300억원 가량 발생한 것도 실적에 부담이 됐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 1분기에 영업이익 219억원과 당기순이익 15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5.36%, 86.85%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증권 측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로 커진 증시 변동성으로 인해 헤지비용 증가하며 운용실적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운용 및 금융수지 부문은 올 1분기에 740억원의 적자를 발생했다. 삼성증권 측은 다만 “WM은 개인투자자들의 머니무브 영향으로 양호한 실적 기록했고, IB 역시 구조화 금융의 약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실적을 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키움증권이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91.38% 감소한 103억원의 영업이익과 95.78% 줄어든 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전했고, 하나금융투자 역시 전년 대비 24.94% 감소한 영업이익 641억원과 25.07% 줄어든 4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영업이익 140억원(-42.14%YoY)과 당기순이익 117억원(-56.41% YoY), DB금융투자가 영업이익 128억원(-87.10% YoY)과 당기순이익 32억원(-87.78%), 유안타증권이 영업이익 44억원(-81.51% YoY)과 당기순이익 67억원(-70.86% YoY)을 기록했다고 각각 전했다. 

◇KB證·한투證 등 5곳, ‘적자 전환’에 직면하다 = 코로나19가 증권사에 미친 타격은 예상만큼이나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요 증권사 중 무려 5곳이 적자 전환한 실적을 받아들였다. 

우선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 TRS 거래 관련 평가손실이 반영되며 ‘적자전환’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KB증권은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108.77% 증가한 연결 기준 매출액 5조2,45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20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872억원에서 -146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KB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은 전년 대비 7.8% 늘어난 일반관리비 1,817억원에 더해 라임자산운용 TRS 거래 관련 평가손실 400억원 등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적자 규모는 예상보다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15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에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1,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와 관련해 “증권 별도 재무제표 손익의 경우, ELS와 DLS 등 파생상품의 평가손실 561억원이 반영됐고, 자회사 손익을 포함한 연결 당기순손익은 해외 주요시장 증시 하락으로 인한 해외펀드 평가손실 등 코로나19에 기인한 해외시장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적자 발생의 주된 요인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주요 증시 하락에 기인한다”며 “최근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 따라 1분기 주된 적자요인인 파생상품 부문과 연결 손익으로 포함된 자회사 해외펀드 등의 평가손실이 크게 회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한화투자증권이 470억원의 영업손실과 361억원의 당기순손실, KTB투자증권이 128억원의 영업손실과 36억원의 당기순손실, SK증권이 114억원의 영업손실과 1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올 1분기에 각각 기록했다며 15일 공시했다. 

◇미래에셋·메리츠·신금투, 영업익·당기순익 감소했어도 ‘선방’ =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컨센서스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증권사들도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올 1분기에 당기순이익 하락 폭이 영업이익 하락 폭보다 컸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0% 하락한 1,386억원을 기록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6.3% 감소한 1,071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예상보다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하는 분위기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 실적과 관련해 “국내 부동산 PF 및 채무보증 규모가 적어 최근의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올 1분기에 운용이익 축소와 이자이익 감소에도 브로커리지 수익 호조와 IB부문 선전으로 양호한 실적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메리츠증권은 영업이익 1,446억원과 당기순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27.6%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하락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B 및 기타 손익의 호조에 기인해 1분기 별도 순수수료이익이 늘었고, 약 8,000억원 규모의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 딜이 진행되며 인수주선 및 자문수수료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라임자산운용과의 거래를 고려할 때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0.18% 감소한 영업이익 580억원과 34.1% 감소한 당기순이익 467억원을 기록했다. 자기매매 부문과 금융상품 수수료가 각각 40%, 21.6% 감소한 상황에서 라임자산운용 TRS 거래 관련 평가손실이 190억원 반영됐지만, 같은 기간 IB 수수료가 70%가량 증가하며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현대차證, 어려운 환경 속 선방하며 웃었다 = 어려운 시장 환경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전년 대비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전년 대비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하며 웃은 증권사들도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올 1분기 매출액 6,886억원과 영업이익 22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28.60%, 66.40% 증가한 수준이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해 상품운용 수익이 전년 대비 85.9% 줄어든 19억원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IB 및 PF 부문이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의 올 1분기 전체 수익 중 60.6%를 차지한 IB 및 PF 부문은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93.6% 증가한 484억원의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 역시 올 1분기에 선방했다. 지난달 23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올 1분기에 매출액 3,166억원과 영업이익 3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55.70%, 17.70%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한 246억원으로 집계되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1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증권 측은 실적 공시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전 사업부문의 견조한 수익창출이 눈에 띄는 가운데 리테일과 채권사업 부문의 약진이 1분기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IRP사업부문의 경우, 1분기에만 1,273억원 적립금이 순증하며 7,000억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더해 IB부문 역시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순영업수익 약 2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대신증권은 전년 대비 0.36% 감소한 영업이익 556억원과 전년 대비 4.2% 증가한 당기순이익 47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와 관련해 대신증권 측은 “주식거래량 급증과 점유율 상승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했고,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전체자산에 대한 헤지트레이딩으로 상품운용(CM) 부문에서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프앤아이·저축은행·자산운용 등 계열사 실적 역시 양호했다”며 “뿐만 아니라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ELS 자체 헤지 한도를 3조원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비중을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증권사는 한 곳 더 있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28.36% 증가한 당기순이익 172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은 또한 올 1분기에 영업이익 2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5.6% 상승한 영업이익을 보이며, 어려운 증시 상황 속에서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증가를 이뤄냈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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