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장∙공무원 검찰고발 파문... "감사거부는 법치주의 부정"
[서울경제TV=임태성 기자] 경기도가 감사를 거부한 조광한 남양주 시장과 남양주시 관계공무원 A씨를 각각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30일 검찰에 고발했다. 김희수 경기도 감사관은 30일 고발 취지에 대한 서면 브리핑에서 “조광한남양주시장이 ‘탄압’ 운운하는 것은 적법한 감사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상급기관인 경기도의 법에 따른 정당한 감사를 불법으로 방해한 남양주시장과 관계공무원 등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 위법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남양주시장의 허위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 남양주시만 감사했다? "절반 이상 통상적 타 시군 공동감사"
남양주시가 올해만 11차례에 걸쳐 경기도 감사를 받았다며 과도한 감사라는 주장에 대해 경기도는 "6회는 특정 현안과 관련된 수 십 곳의 시군을 동시에 조사한 것으로, 통상적인 공동감사였고 남양주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올해 남양주시에 이번 특별감사를 포함해 모두 11번의 감사를 진행했지만 이 가운데 6회는 남양주시 말고도 다른 기관도 함께 실시하는 공동감사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1월에 실시한 감사 지적사항 이행실태감사는 남양주시를 비롯해 64개 기관이 받았으며, 8월에 실시한 시군 공공보험가입 실태 특정감사 역시 남양주시를 비롯한 29개 시군이 감사대상이었다.
경기도가 남양주시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는 ▲ 남양주시 공동생활가정 범죄 및 비리 의혹(보건복지부 조사요청) ▲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 의혹(언론보도) ▲ 남양주 갑질공무원 의혹(익명제보 시스템인 헬프라인 신고) ▲ 남양주 예술대회 사업자선정 관련 비리 의혹(국민신문고 신고) ▲ 남양주 양정역세권 관련 비위 의혹(언론보도 및 익명 제보)의 5건이다. 이 중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 의혹과 남양주 갑질공무원 의혹은 실제 위법 및 부정부패가 확인돼 고발 및 징계조치를 완료했다. 따라서 남양주시만 별도로 실시한 감사는 5번인데 모두 시민과 공무원의 신고 또는 언론제보 등에 따른 부패사실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됐다.
■ 남양주시 감사가 위법? "남양주시장의 주장은 모순"
남양주시는 경기도 감사가 "지방자치법 제171조를 위반했고 감사대상과 범위를 한정하지 않은 포괄적인 감사는 위법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2006헌라6)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합법적인 감사였으며 남양주시장의 주장이 논리모순이라는 입장이다.
감사절차는 관련자의 경위․확인서 요구, 문답, 관련자료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자치사무의 위법성이 확정되면 처분을 하는 과정이다. 위법한 것이 확실해야 위법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는 남양주시의 지방자치법 제171조 규정 해석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경기도는 지적했다. 경기도는 "남양주시가 예를 든 2006년 헌법재판소 판결에서도 감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경우’ 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감사가 포괄적 감사라는 주장에 대해서 경기도는 "11월 16일부터 12월 4일까지 남양주시의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의혹 ▲남양주시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선정 불공정성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사항 ▲공유재산 매입 특혜 의혹 ▲건축허가(변경) 적정성 ▲기타 언론보도, 현장제보 사항 등을 감사하겠다고 기간과 범위를 한정했다"고 지적했다.
■ 남양주시 감사가 사전통보 없어 위법? "법률해석 왜곡에 팩트도 반대"
남양주시는 "감사계획을 사전에 통보해야 하며, 사전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사전에 통보해야 할 의무가 없지만 남양주시의 입장을 존중해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남양주시 감사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규정 제5조 제1항 단서규정에 따라 증거 자료 훼손 및 은닉이 일어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으로 사전 통보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감사개시 5일 전인 11월 11일에 ‘조사개시’를 공문으로 통보 했으며 17일에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감사일정 등을 공개한 것이 확인됐다. 사전조사 여부는 감사기관 재량사항으로 사전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위법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추가 설명했다.
■ 남양주시 댓글사찰에 인권침해? "허위사실"
남양주시는 경기도가 공무원들의 댓글을 사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남양주 댓글 조사는 경기도 익명제보시스템(헬프라인)에 신고된 건으로 구체적인 제보내용에 근거해 조직적인 여론조작 행위를 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실시됐다"고 밝혔다. 또, "댓글 조사와 관련해 경기도 조사관이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감사과정에서 하위직 공무원에게 심각한 인권침해 및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남양주시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경기도도 상급기관 감사 거부? "국회의 국정감사와 상급기관의 감사는 성격이 달라"
김 감사관은 “하급기관 남양주시가 상급기관인 경기도의 감사를 거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려면, 경기도가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나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전례를 드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경기도는 상급기관 감사를 거부한 바 없다.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을 감사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기도의 국정감사 수감시 자치사무에 대한 거부권을 내비췄다는 남양주시의 주장에 대해서는 “경기도가 지적한 것은 국회의 국가기관 외 국정감사에서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가 위법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도의회는 도를 감사하고 시군의회는 시군을 감사하듯 국회는 정부부처 등 국가기관을 감사하는 것이 맞고, 국가위임사무가 아닌 자치사무에 대한 국회의 경기도 감사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며 “그런데 남양주시는 전혀 다른 개념의 감사를 뒤섞어 혼란을 야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 감사관은 “남양주시장의 경기도 감사거부는 경기도가 행정안전부나 감사원의 정당한 감사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조사를 거부하도록 강요한 것은 시장의 직권남용”이라고 밝혔다.
■ 남양주시 감사가 재난기본소득 현금지급 보복? "반대의견 제시한 다른 지자체는 감사 안해"
남양주시는 이번 감사는 남양주시가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지급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사관은 “이견을 보인 지자체는 남양주 외에도 부천, 수원이 있었지만 이들 지자체는 감사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남양주시는 부패혐의는 물론 신고와 제보가 많고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보도까지 있어 상급기관으로서 조사가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 경기도, 적법한 감사 방해한 남양주시장. 관계공무원 검찰에 고발
이에 따라 도는 경기도의 적법한 감사를 거부한 조광한 남양주 시장과 관계공무원 A씨를 각각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30일 검찰에 고발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조 시장은 남양주시에 대한 도 감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달 23일 별도의 통보나 예고 없이 10여명의 남양주시 직원과 감사장에 난입해 경기도도 조사관에게 게 협박성 발언을 했다. 경기도는 조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사무를 총괄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는 시장의 권한을 남용해 경기도 조사공무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며 이는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남양주시 A공무원은 11월 23일 남양주시장이 경기도 감사에 대한 거부를 선언한 이후 시장 지시사항이라는 명목으로 관련 부서에서 제출된 자료를 경기도 조사공무원에게 전달하지 않고 감사를 거부했다. ./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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