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플러스] ‘4,000억 강남 빌딩 소유권’ 재심 선고 임박
‘우선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이 핵심
내달 14일 최종 선고…당시 우선수익자 판단
시선RDI 218개 증거 제출…더케이 ‘묵묵’
14일 선고 결과…이후 재판 직접 영향 받아
더케이 우선수익자 아닐시…한자신 자동 패소
[앵커]
시세 4,000억원 상당의 강남 고가 빌딩 소유권에 대한 재심이 4월 중순 끝납니다. 올해 초 극적으로 열린 재심은 불과 한 차례 공판만 진행한 뒤 빠르게 최종 선고일을 지정했는데요. 4,000억 짜리 빌딩 소유권이 바뀌는 사상 초유의 반전이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요. 긴장감이 맴돌고 있습니다. 지난주 재심 공판에 다녀온 부동산부 설석용 기자에게 당시 상황 전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설 기자. 나와 있습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설 기자. 재심 공판이 얼마 전에 열렸는데 벌써 최종 선고일이 지정됐다고요. 재심 재판이 2개인데, 모두 4월 중순으로 선고일이 잡혔죠. 재판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시세 4,000억원에 달하는 강남 초고가 빌딩 소유권을 놓고 시행사와 시공사가 벌여온 법적 공방이 드디어 막을 내릴 전망입니다. 지난 2014년 시행사의 최종 패소로 일단락됐던 사건인데, 지난해 11월 극적으로 재심이 받아들여지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재심이 열린 재판은 시선RDI가 두산중공업과 벌이는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과 한국자산신탁과 진행 중인 ‘신탁재산 처분금지’ 소송 등 2개입니다. 여기서 핵심 재판은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입니다.
2011년 해당 빌딩 소유권이 최초로 넘어갈 때 우선 수익자가 누구였냐를 따지는 소송인데요. 당시 두산중공업의 특수목적법인인 더케이 주식회사가 우선 수익자를 주장하며 소유권을 가져갔습니다. 시선RDI 측은 이 소송에서 더케이가 당시 우선 수익자가 아니었다는 걸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해당 재판부는 지난 17일 1차 공판을 열고 오는 4월 14일 최종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와 한국자산신탁간 체결한 분양관리신탁 및 담보신탁상 우선수익자지위에 있지 아니한다”는 시선RDI 측의 청구 취지에 판결을 내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정리하면, 더케이 주식회사가 빌딩을 처분할 당시 우선수익자가 아니었다는 걸 확인해주겠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시선RDI 측은 200여개의 증거를 제출한 데 반해 더케이 측은 전혀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미 증거가 방대하고 충분하니 잘 정리해서 선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다음달 14일 선고 내용을 들어봐야겠지만 더케이 측이 시선RDI 측의 새로운 주장에 대한 반론이 없기 때문에 시선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거라는 예측들이 많습니다.
[앵커]
지난주였죠. 19일엔 시선RDI와 한국자산신탁과의 ‘신탁재산 처분금지’ 재심 2차 공판이 열렸는데요. 역시 별다른 공방은 없었고, 재판부가 다음달 16일 최종 선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날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이 두 개의 재심 재판이 하나의 사건 시나리오로 연결돼 있고, 피고 측 변호인단이 동일합니다. 역시 재판에 임하는 방법도 두 재판 모두 무대응 전략으로 같았는데요. 이날 한자신 측과의 2차 공판이었는데, 지난 1월 22일 1차 공판 이후 법원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재판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사실상 첫 번째 공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 재판부도 바로 다음달 최종 선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한자신 측이 역시나 큰 반론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승소 패소를 떠나 앞서 진행되고 있는 재판의 결과와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번 재판은 사실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 결과에 따라 이미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유는요. ‘신탁재산 처분금지’ 소송의 핵심은, 시행사인 시선RDI가 최초 우선 수익자로서 한국자산신탁과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는데요. 특약사항 3조에 “우선수익자 요청에 의하여 신탁재산 처분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신탁재산은 해당 빌딩을 말합니다. 따라서 빌딩을 매매나 공매 등 처분할 때에는 우선수익자인 시선RDI 측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인 겁니다. 근데 앞 재판에서 더케이가 우선 수익자가 아니었다는 선고가 나온다면, 자동적으로 최초 우선수익자는 시선RDI 측이였다는 것이 인정이 되고 이어 신탁재산은 시선RDI 측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처분하면 안 됐다는 논리가 성립됩니다.
4월 14일에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에 선고가, 이틀 뒤엔 ‘신탁재산 처분금지’ 소송에 대한 선고가 있을 예정입니다. 논리대로라면 4월 14일 선고에 따라 소유권 공방은 사실상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야 말로 10년 전쟁의 끝이 보이는 건데요. 재심 재판이 보통 천천히 진행된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첫 공판 이후 바로 최종 선고를 하는 경우는 쉽게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한쪽이 우세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판부가 본안에 대한 판결을 어떻게 내릴 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일 년 전부터 저희가 계속 보도해드리고 있는 부동산 사기 사건입니다. 4,000억원이라는 초고가 빌딩의 소유권 분쟁이었기 때문에 재심이 정말 열릴 수 있을까 하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극적으로 열린 재심은 한 달 만에 최종 결론을 낸다고 하는데요. 10년 이상 계속돼 온 소유권 전쟁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과연 한편의 드라마같은 사상 초유의 반전이 일어날 것인지 업계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설 기자, 최종 선고 결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추가 보도 부탁드립니다. 수고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joaquin@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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