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주거 시장의 리미티드 네이밍 효과…핵심은 '차별화'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패션이나 유통업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숫자 네이밍이 부동산 업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숫자가 들어간 브랜드는 다른 이름에 비해 주목도가 높고 상징하는 바를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다. 특히 GOURMET 494로 붙여진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식품관 명칭에서 보듯이, 용도를 불문하고 하이엔드 퀄리티를 바탕으로 고급화를 표방하는 브랜드에서 애용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해외의 초고가 랜드마크 주거 네이밍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세계적 부호들이 거주하는 맨해튼 미드타운 57번가에는 랜드마크 주거시설 ‘ONE57’이 자리하고 있다. 허드슨야드 지역 일대를 대표하는 초호화 복합타워 ’35 Hudson Yard’, 웨스트28번가 520번지에 자리한 럭셔리 고급주거 ‘520 W 28 by ZAHA HADID’, 뉴욕의 대표적인 고급 주거지 트라이베카 56번가의 56 Leonard’ 등도 이 같은 네이밍 전략을 구사했다.
공통적으로 희소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나타내는 번지수, 초고가 랜드마크라는 자부심의 표현이 드러나는 작명인 셈이다. 이들 랜드마크 시설들은 번지수를 이름에 사용함으로써 지역의 고유 오리지널리티를 담아내는 한편, 단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아파트를 포함한 국내 고급 주택시장에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 기준 국내 최고가 아파트는 강남구 청담동 소재 'PH129'다. 청담동 129번지 펜트하우스라는 뜻이다. 예전 엘루이호텔이 자리했던 청담동 129번지 일대에 지어진 고급 아파트로, 총 29가구에 불과한 소형 단지지만 최고층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20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전국 공시가격 3위인 청담동 ‘효성빌라 청담101’이나 분양가가 100억원 안팎인 '청담115' 역시 비슷한 네이밍 전략을 채택했다. 또한, 배우 한예슬이 거주하던 곳으로 유명세를 탄 삼성동 미켈란 147, 한남동 '나인원한남' 역시 한남대로 91이라는 도로명 주소를 활용한 리미티드 네이밍을 적용했다.
실제 매매시장에서도 이런 주거 단지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거래된 서울 소재 아파트 중 최고 실거래가를 기록한 아파트는 PH129로 조사됐다. 전용 273.96㎡타입이 115억원에 거래돼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DL이앤씨 또한 북가좌6구역 주택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참여하며, 새로 조성될 단지명으로 '드레브 372(DeREVE 372)'를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어로 ‘꿈의 집’을 뜻하는 ‘메종드레브(Maison Du REVE)’와 북가좌6구역을 상징하는 고유 번지수 372를 결합한 것으로, 북가좌6구역만을 위한 희소성과 상징성을 담은 차별화된 랜드마크 주거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최고급 주거 트렌드에 발맞춰 그 단지만의 고유한 네이밍을 부여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며 “DL이앤씨가 북가좌6구역 사업에서 단지를 차별화하기 위한 의지가 반영된 대목이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DL이앤씨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디자인 거장들의 안목을 더해, 조합원들이 원하는 최상의 설계와 서비스를 ‘드레브 372’에 담아낼 계획이다. ‘드레브 372’는 독창적인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전 세대 포베이(4Bay) 이상의 판상형 구조, 초대형 중앙공원 조성 등 북가좌6구역이 가진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주거 가치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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