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학교 권유로 수시 응시, 합격통보 못받아 정시 기회 놓쳐"

[광주=주남현 기자] 대입 수험생이 대학측 합격 통지 행정 오류로 오래전부터 꿈꿔 온 타 대학 학과에 진학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1일 서울경제TV 취재에 따르면 A학생은 2022학년도 광주소재 대학교에 응시해 합격했지만, 이 학교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지 못해 평소 희망하던 타 대학 정시 응시를 준비했다. 합격된 대학에 응시한 것은 당초 생각이 없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니던 직업전문학교측의 권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A학생은 타 대학 정시 응시 원서를 냈지만 다른 대학에 이미 합격해 응시 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피해 학생 부모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 같은 사연을 남겼다. 해당 국민청원은 5일째를 맞아 386명의 동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학부모는 "어릴적부터 반려동물에 애정이 깊었던 딸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동물미용학과 진학을 위해 직업전문학교와 애견미용학원에 등록해 성실한 학습과정을 밟아왔다"고 소개했다.

학부모는 이어 "지난해 9월14일 '모 대학교 모집율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니 입학원서를 써주면 좋겠다, 원서를 쓰더라도 다른 학교 진학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딸이 학습중인 직업학교 교사의 말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모는 "직업전문학교측에 항의했지만 '대학교 측에서는 이제는 돌이킬 수 없으니 자기네 학교에 입학했다가 내년에 희망하는 학교로 편입하는 방법밖에 없으니 자기네 학교에 입학을 시키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어이없어 했다.

해당 학부모는 또 직업학교 교사로 부터 “이번 입학원서 작성은 이사장 지인의 부탁이다”라는 대답을 듣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울경제TV가 ‘어느 이사장이냐’고 질의했지만, 직업학교 관계자는 “그 사항은 말해 줄 수 없다”며 답을 거부했다.

이 학부모는 “직업학교측 부탁으로 진학원서를 작성할 때도 무엇인지 모른 채 서류를 작성했고,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을 때 연락 한번만 해줬더라면…”이라고 하소연하며 “대학교 측에서 맘대로 합격자 명단에 넣지만 않았더라도 딸이 원하던 학교에 정시 원서를 지원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학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직업학교 교사의 원서접수 부탁도 문제지만 합격 통지조차 안해준 대학 행정 오류로 딸의 대학 진학은 물론 장래 꿈도 꺾여버릴 인생 위기를 맞게 됐다"고 분개했다.

합격 통지 오류를 범한 대학측은 서울경제TV와의 통화에서 "학교측 불찰로 학생의 전화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합격 통지를 하지 못했다"며 "사실 관계 내용을 교육부에 보고하고, 학생의 피해구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한 교육계 관계자는 "대학측의 신입생 유치 과정에서 무리한 홍보 및 모집 활동이 낳은 피해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tstart20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