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비 많이 내리면 경제 성장률 떨어진다

경제·산업 입력 2022-02-28 19:29:06 수정 2022-02-28 19:29:06 장민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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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중 강수량 증가가 많은 피해를 가져옵니다.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공기중에 수증기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통상 1℃ 높아지면 강수량은 7%정도 늘어난다고 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인명피해는 물론 경제적 피해도 크게 나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강수량과 경제와의 관계는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작년에 비가 많이 내려 피해가 컸던 지역이 꽤 많았지요?


[반기성 센터장]

세계기상기구가 작년 10월 31일에 ‘2021년 기후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내용 중에서 매우 극심했던 강수현상을 언급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극심한 비가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허난성을 강타했는데요. 7월 20일 정저우 시는 1시간 동안 201.9mm의 비가 내렸고, 6시간 동안 382mm, 그리고 총 720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연중 평균보다 많은 것이지요.


갑작스런 홍수는 302명 이상의 사망자와 함께 177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습니다.


또 서유럽은 7월 중순 가장 심각한 홍수를 경험했는데요.


서독과 벨기에 동부는 7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지반위에 100에서 150mm의 폭우가 내리면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2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고 120억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남아메리카 북부, 특히 아마존 북부 분지에는 작년 상반기 지속적인 비가 내리면서 대홍수로 이어지면서 마나우스의 리오 니그로는 최고 강수량 기록을 기록했습니다. 또 동아프리카의 대홍수로 남수단이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했었지요.


[앵커]

그런데 비가 내리는 날이 늘어나면 경제에 영향을 준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비오는 날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40년간 77개국의 일일 강우량 데이터와 지역경제 생산량을 비교해서 강우 일수와 강우량 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구요. 이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2022년 1월 12일자에 게재했습니다. 이들의 분석에 의하면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았구요.


특이했던 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반대로 부자나라들이 비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더 컸다고 합니다. 산업에서 강수량의 변화는 먼저 지역별로 가용 담수량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농업에 일차적인 피해를 줍니다. 그리고 그 다음 산업으로 영향이 번져나가는 형태가 되는데 비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대홍수의 경우 예상치 못한 피해로 말미암아 큰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일시적인 대홍수는 피해집계가 비교적 쉽습니다. 중국이나 서유럽 대홍수 이후 경제적 피해가 바로 집계되어 발표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기후 변화와 강우 패턴의 변화가 경제적인 피해를 어느 정도 주는가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는 없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가 처음으로 오랜 동안의 강수량기록으로 비가 경제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했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77개국을 총 1544개 지역으로 나눠 1979년부터 2019년까지 40년간 각 지역별로 비가 오는 날이 매년 얼마나 늘어났는지 분석했습니다.

분석된 40년간의 일일 강우량 중 비가 많이 온 날 기준으로 상위 0.1%를 극한 일일 강우량으로 정했어요.

이를 통해 얻은 비오는 날의 증가 추이와 극한 일일 강우량 데이터를 각 나라와 지역별 총생산(GRP)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하는 모델링을 개발해 분석한 것이지요.


이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비오는 날의 수가 증가하고 극한일일 강우량이 늘어나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비가 많이 내리면 피해가 농업이 가장 클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농업보다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더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농업의 경우 오랜 기간 기후 변화와 맞서며 진화한 관개 기술의 발전 덕분인 것으로 분석되었는데요.


책임연구원인 벤츠 박사는 “기후 변화와 강우 패턴 변화에 따른 경제 영향을 처음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된 연구다. 다만 미래 강우 패턴 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의외의 결과는 부자나라일수록 가난한 나라에 비해 경제적 타격이 더 컸다는 겁니다. 고소득 국가일수록 재난 피해를 복구할 여유가 있고 대응할 충분한 인프라가 있기에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었는데요. 제가 볼 때는 경제피해액수만 놓고 볼 때 부자나라들이 피해가 더 큰 것이 부자나라들이 피해를 볼만한 시설이나 시스템이 더 비싼데 비해 가난한 나라들은 비피해를 입을 경제적가치가 있는 인프라가 적기 때문인 것도 있지 않나 봅니다.

미래 기후변화로 볼 때 우리나라도 돌발성 대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비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기후적응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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