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말박물관 특별전 ‘한국경마 100년 신바람 100선’ 개최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은 20일 경마의 날을 맞아 특별전 ‘한국경마 100년 신바람 100선(韓國競馬 一百年 新風百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되는 자료의 목록을 보면 신설동부터 뚝섬을 거쳐 지금의 과천까지 경마장을 찾았던 수많은 고객들과의 추억, 그리운 명마와 기수의 모습, 신기록 탄생과 환희의 순간 등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할머니 손을 잡고 경마장을 찾은 어린 아이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부터 10원짜리 입장권과 마권, 영화관에서 흘러나오던 대한뉴스, 미스코리아배 경주 시상식, 논밭이 펼쳐진 주로 안 풍경, 컬러 TV가 경품으로 걸린 행운권 추첨, 유명 가수와 코미디언이 출연한다는 축하공연 광고 등 그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경마장의 흥겨운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될 전망이다.

1968년 5월 25일 열린 제 1회 아시아 국제 친선 경마대회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100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나 스포츠가 많지 않기에 한국경마가 100년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도 있으나 실제로는 구한말부터 싹은 움트고 있었다. 독립신문 1897년 6월 19일자를 보면 그 달 16일 오후 4시 30분 훈련원(조선시대 무과 시험, 무예 연습, 병서의 강습 등을 맡아보았던 관청으로 구 동대문운동장 부근에 위치)에서 영어학교 학생들이 대운동회를 하였는데 경기 종목은 달리기, 공 던지기, 높이뛰기, 멀리뛰기 등이 있었으며 마지막 경기가 당나귀 달리기였다.
나귀 이십여 필을 학생들이 타고 달렸는데 제 1등은 이한구 학생, 제 2등 신태관 학생, 꼴찌는 김필희 학생이었다고 소상한 순위까지 전하고 있다. 특히 학생 대운동회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우리 국민의 진보적이면서도 활발한 승부 근성을 보이는 것이 축하할 일이며 학생들에게도 좋은 일이고, 지도한 교사들을 치하할 일이라 평하고 있다. 학생 운동회의 나귀경주를 한국경마의 자생적 출발로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경주를 펼치던 외국어학교 연합운동회는 1912년부터 일제에 의해 금지됐다.
그 뒤를 이어 대한제국 근위대 기병들도 같은 장소에서 경마를 시행했고 이후 온 나라 방방곡곡 말이 달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경마가 열렸다. 여의도, 구 용산 연병장, 평양, 원산, 부산 매립지와 동래온천, 대구 달성공원 등 전국의 수많은 곳에서 경마가 시행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김수정 작가가 그린 1897년 훈련원 광장에서 열린 외국어학교 연합운동회 나귀경주. [사진=한국마사회]
나무로 만들어진 목재 관람대를 비롯해 기차로 전국을 순회하며 이동했던 경주마와 기수 등 모든 조건이 열악했지만 한국경마는 백여 년의 역사 속에서 대중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해 왔다. 오늘날에는 대한민국 말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했고 한국 유전체 선발 기술로 도입한 경주마 ‘닉스고’는 2021년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에 이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백여 년 전 학생들의 나귀경주부터 자생적 싹을 틔워온 한국경마는 이제 해외 경주 수출을 통해 세계가 동시에 즐기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상전벽해라 부를만한 한국경마 발전은 경마산업 종사자와 변함없이 경마를 사랑해주신 고객 덕분이다”라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별전 ‘한국경마 100년 신바람 100선’은 20일부터 6월 26일까지 서울경마공원 말박물관 기획전시실과 럭키빌 1층 로비에서 펼쳐지며 6월 29일부터는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전시실로 장소를 옮겨 7월 11일까지 전시가 계속된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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