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이환위리 자세로 위기 이후 더 큰 도약의 시간 준비해야”
[서울경제TV=장민선기자] SK그룹 CEO들이 지정학 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연내 다양한 시나리오 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각 사가 추진해 온 경영 시스템 혁신 작업 등을 가속화해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및 기업가치 창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SK CEO들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2 CEO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향후 경영전략 방향에 인식을 같이 하고 실행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CEO들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위기와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들을 점검하고, 각 요인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팬데믹 충격과 지정학 현안,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 복합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는 데 공감하고, “생존과 성장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경영시스템 2.0’ 구축,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 등에 박차를 가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경영시스템 2.0’은 최태원 그룹 회장이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재무 성과 등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유무형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존 경영시스템을 혁신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개념이다.
최태원 회장은 21일 폐막 연설을 통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인용하며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Transition)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법론을 CEO들에게 제안했다.
아울러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질 수록 데이터(data) 기반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데이터를 다루는 각 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앞으로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의 위기 요인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각 사별로 연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도록 주문했다.
앞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19일 개막 스피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글로벌 1위 수준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야 하며,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를 통해 미래 성장 분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또 “경쟁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경제적 해자(垓子)’를 갖춘 기업만이 장기간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면서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각 사별로 이른 시일 안에 ‘경제적 해자’를 만들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보완해 기업가치를 높이자”고 당부했다.
CEO들은 세미나 기간 중 ▲ 경영시스템 2.0 구축과 연계한 SKMS(그룹 고유의 경영철학과 방법론) 업그레이드 ▲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이사회 역할 및 역량 강화 ▲ 2030년 RE100 달성 방안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CEO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 j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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