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회식·과음에 직원 교통사고 사망' 속 승진 인사 '시끌'
"재난 대책기간 중 일어난 인재, 사고 관계자 국장 승진"
[무안=김준원 기자] 전남도가 1일 오전 9월 4일자로 단행한 수시 인사발령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전남동부지역본부 소속 여직원이 술을 곁들인 회식 후 사람이 다닐 수 없는 자동차전용도로를 걷다 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 관계자 중 한 명이 국장급으로 승진해 적정성 여부 논란이 되고 있다.
전남도와 순천 경찰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8월 6일 재난대책회의를 열어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제6호 태풍 ‘카눈’에 대비해 도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을 당부했다.
모두가 긴장해야 할 시기에 동부지역본부의 A단장(4급)과 직원 2명은 바로 다음날 순천신대지구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곁들인 회식을 했다.
1차 회식이 끝난 후 이들은 인근 커피숍으로 이동해 차를 마시던 중 B(여, 42)씨가 동료들에게 아무 말도 없이 소지품을 남긴 채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이전에도 종종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뜬 경우가 있어 동료들은 귀가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40분께 A단장과 남은 직원은 ‘B씨가 잘 귀가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각자 귀가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하지만 B씨는 사람 통행이 불가능한 자동차전용도로를 걷다가 오후 10시쯤 화물차에 치여 숨졌고, 고향인 나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른 뒤 사흘후 발인했다.
이 사고와 관련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 전남도는 개방형 투자유치본부장 임명과 명예퇴직에 따른 결원 직위 충원을 위한 후속 승진·전보인사로 총 18명에 대한 수시 인사를 9월 4일자로 단행했다.
도 관계자는 “인사위원회에서 그 일이 거론됐지만 일과 후 발생한 일이고, A단장과 사고 관련성이 없어 문책할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되어 이번 인사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가적 재난 대응으로 모두가 긴장해 있을 시기에 당시 지원단장이었던 간부가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과음을 한 것과 여직원의 귀가시까지 아무도 챙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이 도마 위에 오른다.
또한 인재개발원의 운영방침에 따르면 '전남도의 미래를 선도하는 인재양성 기관'인데 그 사건의 관계자인 A씨가 중요한 국장급 자리에 승진시킬 정도의 적합한 인물인지, 시기적으로 적정한 지 의문이 든다는 여론이다.
전남도의회 C의원은 통화에서 “폭염과 태풍 등 국가적 재난이 도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회식한 것도 모자라 과음에, 교통사고 사망까지 이르게 한 관계자가 중요 자리에 승진까지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묵묵히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일하는 공직자들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kim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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