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오른다는데…북적이는 IPO시장
실적·경쟁률·오버행 이슈 등 고려해 옥석가리기 필수
[서울경제tv=김보연기자] IPO시장이 북적인다. 19일 데뷔한 전진건설로봇을 시작으로 이번주 하루도 빠짐없이 신규 상장 종목들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것이다. 지난 한달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와 동일한 규모다. 이번주 종목들이 최근 고평가 논란 등으로 투심이 식어버린 공모주 시장의 활기를 되살려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에 상장한 국내1위 콘크리트 펌프카 제조 기업 전진건설로봇은 장초반 2만8,90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인 1만6,500원 대비 75% 오른 것인데 이후 점차 상승폭을 반납해 24.55%오른 2만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해당 업체는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일반 청약 경쟁률이 1,087.3:1을 기록했고 증거금만 8조3,000억원이 모였다. 국내1위, 북미 2위 등 높은 시장 점유율로 주목을 받으면서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할 정도로 기관 수요 예측 열기도 뜨거웠다. 다만 여기에 투자한 기관투자자의 75%가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은만큼 주가가 크게 오르면 차익실현을 위해 엑시트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오버행 우려가 가장 높은 종목은 내일 혁신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다. 상장일 유통물량이 45%에 달하는데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배정물량의 87% 수준으로 많기 때문에 이 종목 역시 상장 당일 차익 실현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화장현실(XR)기업 케이쓰리아이도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배정물량의 95%가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았다. 이에 주가가 크게 오를 경우 매도 가능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
오는 21일 상장하는 바이오텍 티디에스팜과 22일 입성하는 시각특수효과 기업 엠83의 경우 모두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크게 흥행하며 공모가 상단 밴드를 초과했기 때문에 고평가 논란이 잔존하고 있다.
이번주 상장하는 기업 6곳 중 3곳의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했다. 청약증거금과 경쟁률은 올해 최저를 기록한 곳이 있는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선 기업 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등 옥석가리기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권승택 하나증권 ECM 본부장은 "상반기와 같은 공모시장 분위기가 아니라 조금 더 회사 실적,밸류에이션 등 보수적으로 분석해 판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믿을 건 공모주'라는 불패 인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새내기주들의 주가 흐름이 부진한 탓이다. 올해 상반기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등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00% 상승하는 따따블은 커녕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밑으로 추락하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경쟁 심화에 따라 과하게 높아진 공모가, 오버행 우려 등이 부작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 러쉬는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날 상장한 전진건설로봇처럼 상승폭이 제한되는 게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흐름에 안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서울보증보험 등이 하반기 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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