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믿을 건 ETF? 결국 큰손들은 '여기로' 향했다
연기금, 사이드카 발동 후 ETF 2,800억 순매수
시장 급성장…지난해말 120조→157조 돌파
[서울경제tv=김보연기자] 국내 증시가 지난 5일 폭락장에 휘청인 가운데 폭락장 후 연기금과 대기업 등 자본시장 큰 손들은 국내상장지수펀드(ETF)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도 믿을 건 ETF뿐'이라며 ETF는 국민 재테크 투자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일반 투자자만이 ETF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본시장의 큰손인 연기금, 대기업 등도 ETF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지난 5일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 ETF규모는 2,792억8,125만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속해있는 기타법인도 2,977억6,302만원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ETF로 투자자들이 피신한 것이다. ETF는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라는 의미인데 '평균이라도 하자'는 게 목표다. 장점은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언제든 빠르게 사고 팔 수 있다.
저비용 장기 투자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ETF에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라 이처럼 연기금과 공제회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내 ETF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00조원을 돌파한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말 120조원, 이날 기준 157조1,634억5,736만원수준까지 크게 늘어났다.
큰손인 사학연금의 국내 주식 직접 투자 50%는 ETF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직접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지난해 투자 비중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ETF 투자를 더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교직원 공제회도 ETF 직접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주식 투자 중에서 ETF 투자비중은 10.9%에 불과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1조2,527억원 13.6%까지 확대됐다.
이들이 ETF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종목을 담아 저비용 수수료로 자산을 굴리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특정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 위주로 운용된단 특징도 영향을 미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여러 종목을 담아 포트폴리오로 운영할 수 있고 일반적인 펀드보다 운용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다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며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연기금, 대기업 등에 어필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ETF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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