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은행권 흔든 이복현…뒤늦게 진화나서 "국민께 송구"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장 간담회 개최…위험 성향 대출 심사 주문
이복현 "국민 불편 송구"…오락가락 대출 정책에 고개 숙여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판…시장 혼란 교통 정리 나서
[앵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말 한마디에 은행권 대출 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뒤늦게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논의하고, 이어 시장 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여기에는 금융권 내부의 복잡한 상황이 있는데, 관련해서 금융증권부 이연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개 국내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어떤 내용이 오갔나요.
[기자]
오늘 오전 10시 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18개 은행장들의 간담회에서는 가계대출 관리 대책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이복현 금감원장은 감독 당국 가계대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은행이 각자 리스크 관리 차원 자율적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은행권에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전제로 한 자금 등 위험 성향이 높은 대출에 대해서 심사 강화를 주문하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건전하게 조정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권과 시장 최대 관심사인 실수요자 피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인터뷰]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이제까지 모든 은행이 동일하게 감독 당국의 대출규제만 적용하다 보니 은행별 상이한 기준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행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 시점에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이 원장 모두발언을 통해 언급한 내용인데, 은행별 다른 기준이 아닌 당국이 정한 일괄 기준으로 대출규제를 적용해서, 시장의 혼란이 발생했다고 본 겁니다.
[앵커]
오늘 간담회를 마친 이복현 금감원장은 기자들 앞에서 공식 사과도 했다고요. 첫 공식 사과인거죠?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그간 자신의 가계대출 규제 관련 발언으로 시장에 혼선을 빚은 것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습니다.
[인터뷰]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세밀하게 저희가 입장과 메시지를 내지 못한 부분, 그로 인해서 국민들, 특히 은행분들, 더군다나 은행의 창구에서 업무하는 분들께 불편과 어려움을 드려서 이 자리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금융권에서는 그간 이복현 금감원장의 말 한마디에 가계대출 금리가 출렁이고, 은행권이 총량 규제에 나서자 실수요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최대 리스크가 이복현 금감원장의 입이라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복현 금감원장 눈치보기에 바빴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실수요자에게 돌아가면서, 책임론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복현 금감원장의 대출 규제 발언으로 2개월여 동안 은행권이 매우 분주했죠?
[기자]
그 시작은 지난 7월 임원회의였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공식 발언한 후 은행권에서는 재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섰습니다.
7~8월 사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은 총 20차례 이상 금리 인상 결정을 했고, 이달 부터는 대출 총량 규제까지 하면서 은행권이 이복현 금감원장 주문에 맞춰 움직이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복현 원장의 책임론은 꽤 오래 전부터 제기됐는데, 이번에 사과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복현 금감원장의 오락가락 행보 수습을 위해 가계대출 이슈에 등판한 것이 직접적 원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간 관망세를 유지하던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진압에 나서면서 이복현 금감원장 기조가 변한 것입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최상목 부총리,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과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이후 계획에 없던 기자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가 확고하다며, 정부의 획일적 기준이 국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고, 개별 금융사가 자체적 상황에 맞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의 사과로 시장 혼란을 야기할 발언은 정리되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둘러싼 향후 금융권과 당국, 시장의 또 다른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금융증권부 이연아 기자와 가계대출 관리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은행권 상황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 yalee@seadily.com
[영상취재: 강민우]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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