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푸드·K뷰티 넘어 K소주 먹히나…주류업계 수출 경쟁
오비맥주,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 인수 결정…3사 수출 경쟁
동남아시아 등 해외선 맛있고 도수 낮은 주류 인기
지난해 소주 수출액 1억141만달러…10년 만에 1억달러 넘어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K-팝을 시작으로 K-푸드, K-뷰티 등 세계적으로 K-열풍이 불면서 주류시장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해외 수출을 알렸고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도 판로를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맥주 1위 기업 오비맥주는 지난 11일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제주소주는 지난 2011년에 설립돼 2016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한 바 있다. ‘푸른밤’ 등을 출시하며 영업을 이어갔지만 실적 부진에 따라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생산 설비, 수출 공장 등을 양도받고 이르면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진다.
오비맥주는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와 제주소주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다 더 다양한 한국 주류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소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와의 경쟁 구도가 벌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우선적으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오비맥주의 카스는 최근 국내 주류 브랜드 최초로 올림픽 공식 파트너가 돼 프랑스 파리에서 ‘카스 포차’를 운영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는 동시에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맛있고 도수가 낮은 주류가 인기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과일맛을 내세운 순한 소주로 경쟁력을 꾀하고 있다. 대표 주류제품 ‘순하리’를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 국가를 시작으로 미국까지도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시 초기부터 입소문을 타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별빛청하 스파클링’도 현재 17개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12월 첫 출시된 ‘로제청하 스파클링’은 출시 100일 만에 230만병이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 제품 또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해외의 음주 문화는 안주가 중요하다기 보다 주류만 마시는 경우도 많아서 과일 리큐르(과일 소주)들을 소비자들이 더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수출하고 있다”며 “최근 K-팝 등 한류문화 확산이 한국 소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국이 이미 80여개국에 달하는 하이트진로는 여전히 해외 수출에 적극적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에 생산 공장을 세우기 위해 지난해 말 계약을 맺고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이는 베트남을 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밖에도 영국 런던의 대형 뮤직 페스티벌인 ‘올 포인트 이스트 페스티벌’을 3년째 후원하면서 ‘진로(JINRO) 알리기’에도 총력을 다해왔다. 공연장 내 ‘진로 전용부스’를 운영하고 10개 바(Bar)에서 참이슬과 과일리큐르 5종을 방문객들에게 선보이며 현지인들이 브랜드 체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이 1억141만달러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는 등 K소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와인과 위스키 사이에서 우리나라 소주가 얼마나 더 선전할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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