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반대 권고

경제·산업 입력 2025-01-10 09:30:49 수정 2025-01-10 09:30:49 고원희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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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은 찬성

[사진=고려아연]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핵심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사 수를 19명으로 상한을 설정하는 고려아연 측 안건에는 찬성했으며, 이사 후보로는 영풍·MBK파트너스 측 후보 4명 선임안에만 찬성했다. 나머지 영풍·MBK 연합이 주주제안한 10명의 후보와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엔 전부 반대를 권고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이같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한다는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송했다.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유리한 제도지만 이번 경우에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임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영풍·MBK가 추진하는 이사회 개편이 약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사 수 상한 안건에 대해 ISS는 "이사 수 상한이 이사회 변화를 막는 것이라는 영풍·MBK 입장에 공감한다"면서도 "이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이사회 규모가 과도하게 확대돼 의사결정이 마비되고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찬성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12명과 임시주총에서 추가로 선임될 7명을 비롯해 총 19명까지 늘어나게 되지만, ISS는 이사 수를 총 16명으로 추천하고 영풍·MBK 측 후보 4명에게만 찬성 의견을 냈다. ISS의 찬성 권고를 받은 후보는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사외이사 후보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등이다.

그 외 나머지 영풍·MBK 측 후보들과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 전원에 ISS는 반대 의견을 냈다. 분리선출하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인 권순범 변호사의 연임에는 찬성했다.

ISS는 이 같은 권고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집중투표제가 채택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과반수 득표제로 영풍·MBK 후보 4명만 지지하는 것은 이사회 규모를 16명으로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SS는 영풍·MBK 측 이사 4명이 포함된 16명의 이사회가 현 이사회보다 민첩하고 기능적으로 운영되고, 새로운 시각과 활발한 토론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최 회장 측 인사로만 채워진 현 이사회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다고 봤다.

ISS는 보고서에서 이사회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영풍·MBK 측 주장에 대체로 손을 들어줬다. 자신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어도 집중투표제 정관 변경안이 가결됐을 경우, 너무 많은 후보에 찬성을 권고하면 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지지하는 영풍·MBK 측 후보를 4명으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김광일 부회장 등 4명을 꼽은 데 대해선 "영풍·MBK가 제안한 후보들 중 이들 4명의 후보가 이사회 기능과 경영 감독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관련 기술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ISS는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하고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하는 등 최근 고려아연의 지배 구조 개선 노력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지만 이는 할인된 주식 발행(유상증자)에 대한 실수 이후 불만을 품은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사후 조치로 보인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들만으로는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이그니오홀딩스,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과거의 의심스러운 자본배치 관행을 없애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영풍·MBK 측 캠페인에 대한 고려아연 이사회의 대응을 보면 회사가 거버넌스와 자본 배치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주주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현재의 이사회 구성이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진에 대한 적절한 감독을 맡길 수 있는 것인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영풍·MBK는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다"라고 평가했다. /high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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