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범에 K-배터리 ‘비상’…“AMPC 방어가 관건”

경제·산업 입력 2025-01-29 08:00:04 수정 2025-01-29 08:00:04 이혜란 기자 0개

산업연구원 "IRA로 韓 배터리 판매 26% 늘어"
LG에너지솔루션 컨콜서 'AMPC' 유지 가능성 예측 언급
"배터리 산업의 미래 방향성은 변화가 없는 만큼 능동적인 대응 필요"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의 후퇴 가능성도 높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산업연구원 "IRA로 韓 배터리 판매 26% 늘어…AMPC도 영업익 증가 역할"
IRA 세액공제 제도가 폐지 또는 축소가 현실화 되면 배터리 업계에는 확실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이 24일 펴낸 '글로벌 산업통상 정책 변화에 따른 한국 배터리 산업 영향과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IRA 세액공제는 한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내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배터리 판매량을 26%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도 한국 배터리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AMPC는 배터리, 태양광, 풍력발전 부품, 핵심 광물 등 첨단 제조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경우, 세액 공제의 형태로 혜택을 해당 기업에게 제공하는 제도를 뜻한다. 배터리 셀은 1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은 1㎾h당 10달러씩의 보조금 혜택을 준다.

실제로 2024년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흑자 방어에 성공했다. 이는 해당 분기에만 5,000억원(3사 합산액 기준)이 넘는 AMPC 덕분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 수익성 악화 겪는 배터리업계 "AMPC 방어 필요…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
전기차 캐즘의 장기화로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AMPC 혜택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AMPC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지급을 폐지하는 등 산업 규제를 본격화할 경우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사가 받은 혜택은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어 업계에선 배터리사의 타격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황경인 산업연구원 실장은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는 지원규모 축소 가능성이 높지만, AMPC는 미국내 투자·생산 촉진 효과가 높아 상대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4일 열린 LG에너지솔루션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역시 “소비와 관련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폐지 또는 축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직접적으로 배터리 생산이나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AMPC는 변동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업계에선 미국의 보조금 정책 변화로 전동화의 속도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배터리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저하되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배터리 산업의 미래 방향성은 변화가 없는 만큼 능동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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