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테마 올라탄…티웨이항공, 올해 들어 71.25%↑
금융·증권
입력 2025-01-31 08:00:03
수정 2025-01-31 08:00:03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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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보연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 인수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올해 들어 티웨이항공 주가가 71.25% 올랐다. 티웨이항공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존 최대주주 예림당의 갈등까지 가시화되자 투자 심리가 달아오른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갈등 격화로 제2의 고려아연처럼 분쟁화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전거래일인 23일, 티웨이홀딩스는 지난 22일 각각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티웨이홀딩스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약 3년 3개월, 티웨이항공은 2021년 6월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고가다.
올해 들어서 티웨이항공은 71.25%(2,400원→4,110원), 티웨이홀딩스는 65.68%(676원→1,120원) 주가가 올랐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티웨이항공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항공 산업 진출을 대명소노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면서다.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를 통해 숙원사업인 항공업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국내 최대 리조트 기업인 대명소노그룹에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엔 대명소노그룹이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티웨이항공을 대상으로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및 주주 제안을 했다. 티웨이항공에 주주명부 열람도 청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분쟁 불씨 댕긴 것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티웨이항공의 경영난이다.
당시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 예림당은 유상증자를 단행해 사모펀드운용사(PEF) JKL파트너스로부터 800억 원을 조달했다. 이때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 전환우선주(CPS)를 받았는데, 예림당은 매수 권리를 포기했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7월 JKL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 더블유밸류업으로부터 티웨이항공 지분 3,209만여주(14.90%)를 주당 3,290원, 총 1,056억 원에 취득했다.
8월에도 지분 양수도 계약에 포함된 콜옵션을 행사해 잔여 지분 11.87%를 708억원에 취득했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 16.77%, 대명소노시즌 10.00% 등 현재 26.77%의 지분을 확보한 2대주주로 올라섰다.

중장거리 전문 LCC 에어프레미아의 지분도 확보했다. 합병해 새 회사를 출범시키기 위해서였다. 에어프레미아 2대주주였던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JC파트너스가 만든 펀드)의 지분 50%를 47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의 잔여 지분 50%를 올해 하반기 매수할 수 있는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도 포함됐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티웨이홀딩스(예림당 특수관계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0.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예림당이 지배하고 있는 티웨이홀딩스가 28.69%, 예림당이 1.76%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측 지분율 차이는 겨우 3%수준이다. 단숨에 2대 주주로 뛰어오른 대명소노그룹을 두고 지난해에도 양사 모두를 입수해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대명소노그룹 측은 언론 등을 통해 '공개매수 및 지분 인수, 이사회 장악 등의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영권 분쟁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할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적대적 인수합병설이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지난 13일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이 '항공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경영권 분쟁설에 불을 붙였다.

지난 20일엔 티웨이항공과 정홍근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경영진 전면 교체, 유상증자 등을 요청하는 경영개선요구서를 전달, 경영권 인수 의지를 공식화했다.
티웨이항공 이사진 7명(사내 4·사외 3) 중 4명(사내 2·사외 2)의 임기가 오는 3월31일 만료돼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신규 선임이 이뤄지는데 여기서 일정 이사진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영권 확보의 난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대명소노그룹이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을 추진할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인수를 포기했던 지난 2011년과 달리, 양쪽 모두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서기 힘든 상황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에 합병되며 LCC업계가 운수권을 배분받을 수 있는 숙원 사업이었던 항공업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예림당 역시 티웨이항공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예림당은 학습만화 'WHY'시리즈로 유명한 아동 도서 전문 출판사로 시가총액 541억원 규모다. 다만 출판업계 불황과 아동인구 감소로 성장성이 정체된 가운데 출판사업만으로 기업 존속이 어렵다는 판단에 지난 2013년 나성훈 부회장은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예림당의 매출은 122억원, 영업손실은 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64억원·15억원)보다 매출액은 줄고, 영업손실은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가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에선 지난해 말일 기준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만 안건 표결을 할 수 있다. 양측이 당장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해도 올해 정기주총 의결권은 없다. 따라서 양측은 소액주주(지난 2023년 말 기준 46.50%)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장을 받아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 주주들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을 편에 의결권을 줄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상장 당시 공모가로 주당 1만2,000원을 확정했으나 그 이후 주가가 지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다면 자금 여력에서 경영권 방어가 절실한 예림당은 대명소노그룹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명소노그룹에서 현금 동원력이 좋은 계열사는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인데, 지난해 말 소노인터내셔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82억원 수준. 단기 금융상품까지 합산한 유동자산은 4,821억원에 달한다. 유형자산은 2조6,064억 원, 이 가운데 토지 장부가액은 1조8,823억원, 보유건물은 1조6,775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부동산을 담보로 외부 자금을 계속 조달해 왔지만, 추가 대출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자금력은 꽤 넉넉하다는 풀이다. 지난해 상조업을 하는 계열사 대명스테이션으로부터 50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지난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보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반면, 예림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9월말 기준 69억원 수준에 그친다. 티웨이항공과 관계사들이 보유한 현금, 현금성 자산은 1,120억원이다. 자금조달력 측면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앞서지만, 예림당 또한 사모펀드나 기타 기관을 포섭해 공개매수에 대응할 수 있기에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예림당 소유 성수동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기타 기관과 연합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제시한 바 있다. 해당 건물의 가치는 800억~1,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만약 대명소노가 이사회 진출에 실패하면 예림당측에서는 향후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 적법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분쟁 본격화 전에 이미 투자자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고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을 이유로 유증을 시도할 수도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이사회 결의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으며, 이번 주주총회 이후 이사진의 변동이 없으면 티웨이홀딩스 측의 현재 이사진은 향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며 "티웨이홀딩스의 티웨이항공 지분이 매각되지 않은 것은 매각가액에 대한 이견이 지속됐거나, 경영권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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